한달전 이메일을 통해 한통의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메일친구를 하자는 내용이었어요.
이런 메일을 처음 받아본 저는 솔직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한달간만 친구하자는 전제하에 우리의
메일은 시작되었던 거예요.
그는 저보다 두살 많은 유부남이었고,
처음부터 본인이 어디에 살며, 무슨일을 하는지
밝혀와서 신뢰감은 있어보였습니다.
마치 사춘기시절 첫 이성에게 편지를 쓰는 설레임으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솔직했고, 학교 선후배처럼
편하게, 친숙해져 갔습니다.
그래서 메일은 한통한통 늘어났고,
메일이 오지 않는 날엔 서로가 예민해지는
부작용(?)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감기조심하라는 그의 걱정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는 저를 한 번 보기를 원했습니다.
전, 만난다거나, 전화를 한다거나 하는 관계로 발전
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저의 마음을 헤아려, 그러면 세월이 흘러서
10년뒤쯤 아이들 어느정도 키우고, 그때는 차 한 잔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일모레면 약속한 한 달 입니다.
그는 계속 메일친구로 남아있자고 합니다.
친구는 원조교재가 달리 있는 줄 아냐며
당장 정리를 하라고 합니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는 행동이 남편에게 성실하지 못한 행동인지를...
단지, 건전한 사고로 글을 주고 받을 뿐인데도
제마음 한구석엔 미심쩍은 죄책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