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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 추억


BY 이선화 2000-10-24


1999. 8. 29

간밤의 비로 아파트 옆 냇물이 많이도 불어났습니다
평소엔 들리지도 않던 물소리가 오늘은 제법 크게 들려옵니다

냇물을 보면 이럴적 시절이 생각납니다
색종이로 배를 접어 냇물위로 띄우고
따라 쫓아가던 그때 말입니다.

동무들이랑 같이 네 배 내 배
누구 배가 빠른지 내기하다보면
어느사이 종이배는 저만큼 시야에서 멀어져버리고...
아쉬운 마음은 강물 위에 비친 반짝이던 햇살보며 달래보던
그 환한 시절이 아직도 영롱한 빛으로 기억속에 남았는데
벌써 어른이 되어 있는 나는 가끔 흐르는 물을 보며
그때 그 종이배를 생각합니다

종이배...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종이배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종일 같이 있어도 헤어지기 싫어
놓기 싫은 손 억지로 놓고 손 흔들며 내일 보자 약속하던 친구도
그리도 그리도 사랑하여 꿈속에서조차 늘 함께 하고프던 그대도
이제는 세월따라 가버렸으니 말입니다.

물론 더러는 아직도
어릴적 그 친구 옆에서 깍두기를 나눠먹고 김밥도 같이 싸서
일요일날엔 어울려 소풍도 가겠지요

그리고 처음 그대가 영원한 그대가 되어
마주보며 앉아 밥도 먹고 손잡고 TV도 보겠지요

그러나 그들에게도 언젠가는 이별은 오기마련
누군가의 말처럼 인생은 그렇게 헤어짐의 연속인지라
늘 마음 한켠으론 이별 연습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지요.

오늘도 아이랑 마주앉아 알록 달록 작은 종이배를 접어봅니다

언젠가는 아이의 저 샛노란 웃음도 이 아기자기한 시간도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종이배 추억으로 남을것을 생각하니
아이의 저 하얀 얼굴 반짝이는 두 눈이 왜 저리도 슬퍼보이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