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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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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커피에 대한 생각..


BY 봄비내린아침 2000-10-23

차가 움직일때마다 빨래처럼 아스팔트위를 펄럭이는 가을 이파리들.
어느새 가을이 깊어간다
큰 장 가운데 약국엘 갔는데, 친구를 만났다. 우연히
그렇지않아도 허전한 마음에 자꾸 바람만 일던 차에 '아, 오늘은 운수 대통이구나'
함께 김이 오르는 손칼국수 한그룻으로 수다를 띄우며,
또 다른 한 친구에게 꾹꾹 눌러 전화를 하니
운좋게도 10분안에 달려온다. '오늘은 정말 운수 대통이다'
잠시, 지리한 일상을 물려놓고, 이곳 저곳 눈과 맘이 즐거웠던 몇시간..

플라타너스가 바로 창너머에서 잎을 드리운 2층 커피숍에 올라
카푸치노 2잔에 맥심커피 한잔을 시켰다.
친구말데로 키만 멀거니 큰 나는 좀은 촌스럽게, 좀은 고집스럽게 '맥심커피'같은 여자일까?
원두나 또다른 커피에 적응이 잘 안되는 외고집적인 면이 강하다.
눈만 동그라니 큰 여종업원에게 '맥심은 맥심처럼 생긴여자거..'라고 친구가 말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커피는 정확히 내앞에 놓여졌다.

나, 변화가 두렵고 낯선 발작국을 두려워하는 좀은 폐쇄?Ю?면이 강한 여자. 그러나 어디서 생겼을까? 어느날 문득 마음의 문을 열고 말았다.
어쩌면 그것은 또 다른 고집의 시작이엇을까?
문득 열림은 절대로 닫혀지지않음이 되어버렸으니..

나는 맥심커피다.
일찌기 십수년전 우유의 밋밋함에 길들여졌던 나의 입에 달콤 씁쓰름한 커피의 맛을 알게했던 그 처음의 경험.
바로 그 맥심커피를 난 아직 버릴수가 없다.
좀은 고집스럽게 또 좀은 퇴보적이게 나는 아직, 맥심커피보다 더 커피다운 커피를 만나지 못했다.
맥심커피가 커피의 전부이다.

절대로 길들여지지않을 거 같지만 또 어느날에는 원두의 맛에 길드여질까?
원두만이 가장 세련된이의 커피인듯 어디를 가나 원두만을 고집하는 날이 내게도 올런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내겐 맥심커피만이 커피의 전부이다.

슬픔은 인생을 맑게 한다고 한다.
고통은 삶을 조금 더 사색하게 한다고도 한다.
이 가을, 나의 깊은 슬픔 나의 아픈 고통.
어쩌면 나는 고통과 슬픔안에서 인생이 진정 인생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디스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많이 사색하고 고뇌하는 것인지도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