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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내동생은 언제쯤 지저분해질까?


BY 나의복숭 2000-10-20

내 동생은 여자중에서 팔자가 세다는 백말띠이다.
그런데 팔자가 세기는커녕 구짜도 안세고 아들. 딸 낳아서
살기만 잘 살고 있는데.....
부지런하고 여자답고 조신한 동생은 나하고 사는 스타일이
너무나 틀린다.
난 뭐든 대충대충이고 오늘 못하면 낼도 있으니까 미루면서
그냥 개기고,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먹는,
좀 막가파 타잎인데 반해서
내동생은 오늘할건 하늘이 세쪽나도 오늘 해야하고
매사에 계산기를 톡톡 두들기면서
철저하게 사는 너무나 완벽주의자이다.

내가 생긴건 좀 부실하게 생겼지만 그래도 제법 부지런한 축에
들가는데 내동생는 안부실하게 생긴데다 부지런한건 공자님이
지들집에 와서 넘어질 정도로 깔끔하고....
청결이지나쳐서 거의 결벽증 수준이다.
걔들집에 가면 어찌나 반들거리는지 걍 푸근히
앉아있기가 불안하다.

오즉하면 친정아부지가 그놈의(사실은 뇬) 집엔 안간다고 하겠는가.
담배 한대 피우면 벌써 재떨이 비워서 씻고,
누가 화장실 사용하고 나면 들가서 새로 씻고
내가 얘기하다 침이 바닥에 튀면
쓱쓱 문질러 버리는 나와 달리 걸레가지고 와서 열번쯤 딱고...
(걸레인지 수건인지 행주인지 구분은 본인만이 할수있다).
그러니 거짓말 쪼매 보태서 내밥그릇 내가 가지고 가서
그기다 밥 담아묵고 물 담아묵고 그 그릇 내가 가져오는게
맘 편할 정도이다.
사람이 때에 따라서 적당하게 어질러는것도 얼마나
맘을 편하게 하는건데.....
너무 깨끗이하면 福도 나간다는데 그렇지도 않는가보다.

어떻게 해서 한공장에서 제조원료도 같은데 나하고 이렇게
다르게 생산되었는지 알고도 모를일이다.
제품이 틀리는점을 비교하면

동생원판: 예쁘다.
나 : 그 반대다.

동생성적: 1등아니면 죽음을 달라
내성적: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이말만 하고 댕겻다.

동생살림: 똑 부러질듯이 잘한다.
내 살림: 걍 대충대충 한다.

동생네가족계획: 1남1녀. 무지 잘했다.
우리집가족계획: 실패의 본보기. 성질이 좀 급해서...히히.

동생 성격: 말이 없고 조용하며 조신하고 여자답다.
내 성격: 말많고 천방지축이며 생긴값하느라 경망스럽다.

누구든지 보면 이론상으로는동생이 완벽한데....
잉끼는 내가 더 있다. 양심껏 진짜다.
울 부모님이랑 집안사람 전부 글카니까...이사람말 믿어주세요.
심지어 동생집 애들 조차도 이모가 엄마였슴 좋겠단다.
어릴때 그집 애들이 하교를 해서 엄마~~~하고 안길려면
안아주긴 커녕 손부터 씻어라~~~글카니까.
안기는것도 분위기라는기 있는데
그 분위기 넘기면 애들은 안안긴다.
반대로 난 안기면 흥감해서
아이구 우리공주 어짜고...글카니까...
아무리 그러지 말라고 해도 천성이고
그게 최선인줄 알고 있으니 어쩌겠남.

어느날 너무 결벽증을 떨어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오른 내가
"야. 니는 니 남편도 소독해서 델고 자제?
얼라도 소독해서 맹글었제?" 글캤다.
너무 지저분한것도 문제지만
너무 깨끗한것도 문제인것 같다.
울남편 동생집에 가자면
"그 모델 하우스를 왜 가?"
그래서 나랑 씩씩거리면서 쌈할때도 많았다.
내가 동생 욕하는건 괜찮지만
남편이 글카는건 듣기 싫으니까...
아이구 언제쯤 내 동생은 지저분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