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먹고 쇼파에 앉아있는데
따르릉~~~~~~전화가 오길레 ....
빨리 받으러 나가다가 울남편 다리에 걸려
확 넘어졌다.
"애구 애구 아파라. 감정있슴 말로 하지..."
오만 인상을 다 쓰며 눈을 홀끼다가 전화받는기
급해서 수화기를 들었다.
아프니까 인상은 여전히 우거지상인데 그래도 말은
제법 공손하게
"여보세요"
"그기 중국집입니까?"
"예?"
"그기 중국집이냐고요?'
"아니라요. 여긴 한국집인데요"
"탁...
이런 문디같은 잉간....
별볼일 없는 전화받을끼라고 쪼차 나오다
엎어진것도 어굴해 죽겠구만...
동대문서 뺨맞고 서대문서 눈홀긴다는 말처럼
당연히 불똥은 만만한 울 남편한테로...
"아무리 부부라지만 사람 엎어지게 했슴
미안타 소리 한마디쯤 해주면 어디가 덧나요?"
"천천히 나가면 될건데 뭐가 그리 급해?
다리힘도 생기다 말았냐?"
"뭐? 뭐시라고?"
진짜 속을 확 다 디비네.
"당신 내가 이희호라도 글카겠나?"
"어이구 그넘의 시리즈. 우째 잠잠하드니
또 시작이네"
울딸이 물먹어로 나오다가 킥킥 웃는다.
"니는 와 웃노? 니 아빠땜시 넘어져서
아파죽겠는데 미안타 소리도 안하잖아"
"엄마가 조심을 하지. 아빠가 뭔 죄 있어요?"
"뭐? 니들 내가 이희호라도 글카겠나?"
"호호호. 엄마가 이희호라면 아빠는 DJ 네.
그럼 우린?"
아이고오 내가 말을 말아야지.
옛날엔 무조건 내편만 들드니만 좀 크다고
이젠 어휴~~~~~~
자식넘은 믿을거 못되네...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화장실 청소한다고
크레졸 뿌려놓고 열심히 바닥 문지르고 있는데...
"어이. 이희호! 나온나"
(문디...영부인 이름 막 불러재껴라) <---속으로만.
"왜요?"
"동네 한바퀴 돌고 오자"
"싫타"
"니 이희호라면서? DJ 가 돌자면 감히 그칼수 있어?"
"아이구 DJ 소리 하지마여. 듣기 싫타"
말은 그리 하면서 행동은 씻든거 집어치우고
얼른 밖으로 나온다.
둘이 동네 한바퀴 돈다고해도 다정하게 손 잡는것도 아니고
서로 지팔 지 흔들고 지 다리로 지 걷는식인겨....
재미라고는 병아리 눈물만큼도 없고
방송하는 내 입만 아프다.
삼행시를 5개 내놔도 한개도 제대로 못하는 남자.
어휴. 골치아픈 DJ 다.
문방구점 앞을 지나니까 요새 동전넣고 인형 꺼집어내는
기계가 있길레 그걸 빼보자고 했드니
기가 차선지 이희호를 멀뚱하게 쳐다보고 있다.
그래. DJ 는 그기서 걍 구경만 해라
이희호는 행동 개시다.
근데 이것도 될듯 될듯 하다가 안걸려 온다.
1000원어치를 해도 꽝~~~
다시 동전을 1000원 더 바꾸었다.
DJ 는 저쯤서 빨리 안온다고 인상을 쓰고 있고...
이희호는 깡다구로 다시...
꽝꽝꽝...
그러나 막판에 드디어 이희호 성공.
연달아 2개나 건졌다. 야호~~
이희호도 한다면 한단 말이야.
울남편 한테는 이거 살라하믄 1개 5000원
두개 만원은 줘야 한담서 거짓말 시키고...히히.
집에와서 화장실에 걸어놓으니 괜찮구만.
이러구로 오늘 가짜 DJ. 이희호의 하루는
별볼일없이 지나가고...
인제 뼈타고 살타는 일만 남았지롱...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