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목표는 밥 두공기 결혼 생활 9년이 넘어 가는데도 가게일때문에 시어머니께서 김치며 가끔 맛난 반찬이며 가져다 주신다. 그런 난 김치 담을 걱정일랑 하지 않고 거의 10여년을 살아왔다. 시장을 갈 시간도 여의치 않아서 어머니께서 사다 주신 반찬으로 한끼 식사를 때우면서 살다시피 한 나는 음식 솜씨가 늘 여유가 없다 음식도 자꾸 만들어 보고 실수에 실수를 거듭해야 실력이 늘어 가거늘 난 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어쩌다가 가끔 한번씩 만든 음식이 간이 맞거나 평상시보다 맛이있게 된 음식이라도 되면 내얼굴에 피는 웃음꽃은 함박꽃은 저리 갈 정도로 웃음이 그치질 않는다. 가족들이 오붓이 식사하는동안 난 그들의 젓가락이 어디로 가나 살필 정도로 가슴 두근거리면서 지켜보기도 한다. " 엄마 밥 더주세요." " 어이! 나 밥한공기 더 줘." 이렇게 말해줄때는 난 어쩔줄 몰라서 " 알았어 호호" 얼른 일어나서 솥단지 뚜껑을 열면서 난 좋아라 밥한공기를 더 퍼서 가져다 주고 나면 난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커다란 만족감과 행복을 느껴보기도 하고 '아~ 나도 할수 있구나. 나도 해냈구나' 하는 자기만족감에 빠져든다. 음식을 못하면 칠거지악에도 든다는데 음식 때문에 남편의 투정을 들을때마다 마음속에 상처를 받아서 할말도 못하고 고개 숙였던 내자신을 돌아 보고 또다시 음식을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 본다. 오늘밤에는 어떤 음식을 만들어서 이들이 밥 두공기를 먹게 해야할지 지금부터 계획을 짜보아야겠다. 오늘 메뉴는 콩나물 무침에 호박 볶아서 고추장에 팍팍 비벼 먹게 비빔밥을 만들어 볼까 ... 아니면 닭도리탕에 도전해볼까 .... 어쨌거나 내 목표는 두그릇의 밥공기이다. 두공기의 행복을 맛갈스럽게 먹어 보고 싶다. 2000년 10월 11일 수요일 지리산 아낙네 베오울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