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33

휴가 동안 본 영화 두 편


BY 마마미야 2000-08-22

일주일의 휴가 동안 바다 하루 다녀오고는 주말부부인 저희는 아들이랑 셋이서 모처럼 뭉친 여유로움을 정말 뒹굴뒹굴로 보냈죠.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오후엔 더우니까 낮잠도 한숨 자고, 해질 무렵이면 주섬주섬 챙겨서 외출을 했죠.

세살짜리 아들 녀석은 시댁에 맡기고, 영화를 두편 봤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 영화인 '가위', 그리고 하나는 '퍼펙트 스톰'이라는 헐리우드 영화였습니다.

먼저 '가위'는 무섭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섬?했어요.
근데 어쩐지 영화 중간중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더군요. 일본영화 '링' 같기도 하고, 엽기적인 헐리우드 공포영화 같기도 하고...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의 나쁜 선배역인 유준상의 연기도 약간 오버였지 않나 싶구요, 무엇보다 동기가 아무래도 너무 약했어요. 그들이 경아라는 여자애를 미워하고 죽이기까지 해야했던 동기가 말이죠. 그냥 으스스하기만 한 영화. 그래도 안무섭기라도 했으면 화났겠지만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번째로 퍼펙트 스톰. 그 영화는 그냥 말 그대로 아주 시원한 영화였습니다. 줄거리 같은 걸 떠나서 그 거대한 폭풍과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혔다가 뚫리는 기분이더군요.
헐리우드 영화가 그렇듯이 휴머니즘과 극한 상황 속에서의 유머, 사랑, 감동...그리고 영화를 보는 저도 그 엄청한 폭풍의 한 가운데 있다 빠져나온 느낌이었습니다.

벌써 여름도 다 갔는지 이젠 밤에도 선풍기 없이 지내겠더군요.
또 가을이 다가온다 싶으니 시간이 정말 속절없이 가고 있다는 실감이 납니다.

영화가 좋은 이유중 하나는 그런 것 같아요.
반복적이고 변화없는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와 또다른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잠깐동안의 여유를 제공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죠.

여러분들도 한번 그런 탈출의 기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