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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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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그리고 나....


BY 유해옥 2000-04-19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던때가 있었다
아주 오래전이라 희미하지만....

엄마가 살포시 미소 지을땐 정말 이뻤다
엄마의향기가 좋았고 엄마의 목소리가 좋았다
아빠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빨리 여자가 되고 싶었다

세월이 흘렀다
변한건 엄마의 모습뿐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삶이, 우리의 삶이 모든걸 빼앗아 가지는 않는다
현실에 집착하는 엄마를 보면서 더이상 엄마는 나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반항이라도 하듯 난 엄마를 동정했다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듯이 나도 부모에게
그래야 함을 깨닫고 익히는 중이였다

차라리...
엄마가 자신의 외로움을 나에게 고백했으면 좋으련만...
엄마가 아닌 인간으로써,
같은 여자로써,
나에게 조금만 기대어 줬으면 좋을텐데...
내눈에 다 보이는데...
아니라고 부정하면 내마음이 아프다는걸 왜 모를까

누구도 탓할 순 없다
더더구나 엄마는 더욱이...
내가 아프면 아픈만큼 그만큼 더 엄마를 사랑하면 되겠지
미움도 사랑이란걸....

내 딸을 본다
맑고 투명하다
내가 엄마를 닮았듯이 이젠 내 딸아이의 모습에서 날 본다
오랫동안...
엄마를 닮고 싶어하는 여자로 만들어야지

엄마와 나와는 따로 따로인 삶을 살아왔다
이제 나에겐 또 하나의 내가 있다
엄마가 아닌...
내 아이가 있다
난이제
내 딸과 같은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내가 엄마에게 원한 삶이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