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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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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락방...5


BY 사랑 2014-09-19

겨울내내 눈쌓여 하얀 세상이던 산골에도 눈이 녹아 내리고 버들강아지가

한들거리며 새울고 꽃피는 봄은 왔다.
햇살 가득한 어느날 오후 그녀의 아버지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가 아버지 얼굴을 잊을만 하니 다시 온것이다..그녀는 아버지가 낯설어
멀지건이 서서 수줍은 얼굴로 바라만 보구 섰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먼저 왔을때처럼 다정하지도 자상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오빠만을 무릎에 앉혀놓구 머리를 쓰다듬어 줄뿐 그녀와 그녀의 여동생은
한번 안아보지도 않는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3일간의 휴가를 얻어 엄니에게 멀리 가게 됬음을 알리러

온 것이였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용사로 월남에 가기로 지원을 하여 나흘후에 월남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처가집에 올라가 그녀의 외가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틀밤을 자고 떠나버렸다.

아버지가 다녀간것 말고는 그녀네 생활은 변한것이 없다.
엄니는 여전히 온동네 품팔이 다니구 그녀는 동생을 돌보며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즐거운 나날들이다.
어둑어둑한 어느저녁 길가에서 놀던 그녀는 혼비백산하여 개울건너 먼 친척집으로

달려들어간다.
둘째 외숙모가 이노무 간나(기지배란 강원도 사투리) 죽여버린다구 돌맹이를 들고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슨 그녀가 사촌언니인 둘째 외숙모 딸이 지나가는데...
종숙이 간나~~ 종숙이 간나~~ 하며 욕을 하고 놀렸다는 것이다.
아들이 없어 오대산 절에 가서 부처님께 아들 점지해 달라고 불공드리고

오는 길에...
조카딸을 죽이겠다고 어른이 아이 상대로 돌을 들고 달려든것이다...
그녀는 정말 외숙모가 자기를 죽일것만 같아 신발이 벗어지건 말건 맨발로

사력을 다해 먼친척 아주머이 댁으로 달려들어가 짚가리 더미에 쏙 들어가

숨었던 것이다.
아주머이가 보고 그녀 엄니에게 다 일러 바친다.


성...저위 둘째 성은 사람두 아니다...미쳤다....미쳤어...
으른이 저 어린 아를 상대로 죽이겠다고 돌을 들고 달려들더라..

아가 시퍼렇게 질려서 기겁을 하고 뛰 들어오더라..
것도 절에가 아들낳게 해 달라고 치성들이고 오는 길이라믄서..아고 참...쯔쯔쯔
맘보가 그닷하니(그러니) 아들이 없는거라 그제 성...안그렇나 하며

아주머이는 열을낸다.

얼마후 외할아버이 생신이라 외가 에서 다같이 모였는데...둘째 외숙모는

그녀 엄니에게 훈계를 한다...시누이에게
어린 간나가 어디 사촌 언니한테 간나, 간나하며 놀려대냐고

애교육 또바로 시키라고..
그녀 엄니는 참다 화가나 성은 뭘 잘했다고...아들끼리 그런걸 으른이
아를 죽이겠다고 돌을 들고 달려들었냐고...절에가 부처님께 불공 드리고 오는길에
꼭 그래야 했느냐고 ...따지고 드니까..
그녀 둘째 외숙모는...어...아재가 그러니 간나,새끼들이 그모양이지..
그래 아이고 월남간 아재 서방 돌아오지 말고 꽉 꼬꾸라져 죽어라..
그래야 요만 요만 요만한(손으로 크기를 간음하여 흉내내면서)
새끼들을 데리고 평생을 친정살이 하믄서 읃어먹고 살지 하며 시누이에게

악담을 쏟아 붇는다.
호랑이굴 (큰집) 피해오니 여우굴이라고....둘째 외숙모란 복병이

있을 줄이야~~~

그후 그녀의 둘째 외숙모의 모진 입은 쉬지를 않고 온동네 다니며 욕하고

시누이를 헐뜯고 다닌다
그러나 그녀 엄니는 아랑곳 하지않고 올케들 보란듯이 더 악착같이 일하며

이를 악물고 돈을 번다.
키워야할 아이가 셋이고 돌아올 남편이 있기에...


어느날..그녀는 놀다 늦은 저녁에 집에 들어서니 댓돌위엔 낮선 신발이 놓여있고..
방안에서 엄니와 낮설은 아주머이가 나누는 얘기 소리가 흘러 나온다.

엄니...왜요...?
아주머이...뭘 왜? 키우기 힘든데 날 주면 잘 키울거니..날 줘~~~
엄니...글쎄요..?
아주머이...살기 어려운데...입하나 덜고 좋지 뭘 망설이나...
엄니...그래도 어떻게 새끼를...
아주머이...내가 공부도 시키고 잘 키운다니...
엄니... 안돼요..그럴순 없어요
아주머이...왜?... 내가 무당이라서...

읍내 무당이 그녀 엄니에게 그녀를 자기에게 양딸로 달라는 말이였다.
살기 힘든데 자기가 데려다 딸삼아 기르면서 공부도 시키고 심부름 시켜먹는다고
문밖 뜨락에서 무당집으로 갈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는 주져 앉아 버린다.

가을이 오면서 그녀네는 이사를 했다.
남의 도지땅을 얻어 집을 지은것이다.
짚을 썰어 황토흙과 섞어 벽을 쌓고 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은 초가집
안방,윗방, 정지가 달린 일자집...초가집이지만 남의 단칸방에 살던때를
생각하면 대궐같은 집이다.
집 주변에는 모두 텃밭이다...집 뒤에는 텃밭을 지나면 산이고 산앞에는 작은 개울
그 개울물이 그녀네 우물인 것이다..산속마을 계곡물이라 깨끗하고 맑아서

식수로 써도 이상은 없다.
마당을 지나 나가면 큰 길이고 큰 개울도 있다
들어가면서 오른쪽에는 텃밭위쪽으로 서낭당이 있다.

다섯살 그녀에게는 그 서낭당이 몸서리가 쳐 지도록 무서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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