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14

병동이야기(2) I.Q 65


BY 모란동백 2015-04-26

병동에서 난 환자인지 아닌지 약물 속에서 헤메고 있는 동안

속속 입원하러 들어온 환자들은

모두들 마음이 아파서 입원한것은 틀림이 없었고........

 

영숙씨

잘 지내고 있니 ? 날씨가 참 좋지 ? ㅎㅎ

오늘도 영숙씨가 궁금하고 아들하고의 관계가 잘 회복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전번을 서로 나누자고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은 서로가 이해 될것이다.

보고 싶기도 하고 생각나서 영숙 아우에게 글을 쓴다.

물론 읽지 못하는것을 알지만

그래도 쓰고싶네....그래야 내 마음이 편할것 같아서 ... 미안하이...

 

영숙씨는 급성위염으로 응급실로 통과해서 병동에 실려 들어왔다

이상했다. 그럼 냇과 병동이나 가정의학과 병동인 일반 병동으로 가야지

왜,

정신병동으로 급송 되었을까 ??

이건 나의 의구심이고 그저 입원실이 없어서 병원의 얄팍 상술인 줄 알았다 (나의상상)

그래서 픽 웃었다.별 환자가 이 병동에 실려 들어오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그렇게 가볍게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안스러운 모습으로

아내를 지켜보며 두손을 꼭 잡아주며 정신 차리라고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다.

나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괜찮은 남자이군.......... 그녀는 좋은 남자와 사는구나..........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쓰러진 영숙씨가

다음날 가까스러이 일어나서 담당교수 선생님의 회진을 맞이하였다.

그러고 보니 하얀 얼굴에 약간 있어보이는 모습.

그건 그냥 나의 느낌이다.

다정다감한 서울말씨에 우리나라 최고의 S 대 신경과를 전공한 특진의사과장님은

논리정연하며 설득력있는 말로 그녀를 회진하고 있었다. 귀찮은 말투가 아니다.

그래서,

나도 귀를 기울이며 눈은 창쪽으로 돌리고 있었지만

특진교수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며 공감 하면서 창문쪽에 보여지는 아람드리 나무들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나의 담당 선생님보다

더 깨우치게 하는 말씀들 ...일단은 남자나 여자나 좀 싹싹해야해...

 

환자들 끼리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영숙씨 그녀는 묻지도 않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니는 멀쩡해보이는데 왜 여기 들어왔어 ? "

"뭐, 이병은 멀쩡한게 병 아냐 ? 남편이 델다주고 병원밥 먹으려고 입원했어. 넌 ?? "

 

이말끝에 영숙씨는 절규를 하고 만다.

"있잖아 언니 !! 난 애가 셋이야.ㅠㅠㅠㅠ 첫째는 대학생이며 똑똑해. 셋째도 괜찮아

근데 근데 ...............둘째 녀석이 그것도 아들녀석이 아이큐 65래~ "

 

"어엉 ~ 사람아이큐가 65가 어딨어 ? 장난이지 "

"아니야 언니 ! 전교 꼴찌에 찍어도 점수는 나오잖아. 수학점수는 13점...

쇼크받아서 급성위염으로 입원해버렸어"

이병원에서 아들땜에 우울증이 심해

10여년 치료 받았어 언니 " 엉,엉,엉,엉......막 울어댄다.

꺼이꺼이 나중엔 넘어가 버린다.ㅠㅠ;

 

가슴이아프다 못해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지 난감했다.

그러면서 또 나의 애들을 생각해보았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람 아이큐가 65....그녀의 아픔을 같이하며 그때부터 또 좀 살았다는 이유로 

보듬기 시작했다. 

영숙씨는 자기는 아들땜에 우울증이 왔고

아들은 장애인도 아니요 그렇다고 정상인도 아니요 어떻게 언니

내가 어떻게 살아야해 ㅠㅠㅠ 봇물 처럼 터지는 눈물은 멈추질 못한다.

그것 밖에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등을 토닥여도 멈추지 못하는 눈물바다 ....

 

안되겠다 의사만 의사냐 내가 또 나선다.

 

 

2~3일을 그래도 웃으며 분위기 메이커인 내가 입원실에서 한바탕 막춤도추고 ...

알고 보았더니 C.C TV가 우리이 일거수일투족을 찍고 있다는걸 모르고.

간호사들은 모두 보고 하겠지. ㅎㅎ 진짜 웃기더라규 ~그래서 또 웃고 ...

영숙씨는 에어로빅을 나에게 가르쳐주고 ...

시간나면 골프 치는 포즈를 계속해댔다. 퇴원하면 필드에 가야 된다고.

이런 사람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웃고 우는게 참 아이러니다.

나, 삐형 ... 영숙씨 삐형 .... 정말 재미있는 혈액형 둘이서 짝을 맞추니

즐거운 일도 많았다. 이런 일들이 이곳에 오면 미친 행동인가보다.

 

"영숙씨야 카메라가 우리찍고 있나봐 정신 차리자 간호사가 쫓아올라 ㅋㅋㅋ ㅎㅎㅎ"

 

활달발랄한 그녀와 나와 우리 입원실은 그저 웃음마당 이었다.

여기 이곳에 왜 입원을 했는지도 잘 알면서도 어이 없어 웃어댔다. 아 ~ 엔돌핀이여 !!

원래 정신병동은 환자를 재우는게 제일 편하단다 . 그래야 된단다.

이건 인권보호위원회에 고발 할 일이다.

어쩐지 인권보호위원회 건의함이 걸려 있는걸 보고

무슨 얘긴가 했다.

 

4~5일이 지나자 영숙씨는 고민을 한다.

아들을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 

내가 답변했다. 숙명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너의 십자가는 아들이네..... ㅠ

남편을 생각해봐 ~    남편은 우울증에 걸린 아내와 저능아 아들과 딸둘 

이 모든 운명을 지고 가야하는 아픔이 있잖아 "

거기서 지혜롭고 총명한 영숙씨는 금방 알아들었다.

"언니, 고맙다 어느 누가 그런 답을 주진 않았어... 나만 위로 하려들고 뒤에선 뒷담화 하고.."

 

또, 그녀는

엉엉엉 가슴을 치며 통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난 냉정하게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느끼면서 후회하면서 절규하면서 실컷 울게 내버려 두었다.

이모든 장면은 씨씨 카메라에 찍히고 있어도 우리는 그러나 말거나.....웃고 울고 했엇다.

 

입원 일주일쯤

담당 선생님에게 그녀는 나를 가르키며 " 저 언니 덕분에 깨우쳤어요

이제는 알았습니다. 이모든 숙명과 운명을 받아들이고 터닝포인트로 삼아

아들과 함께 하렵니다. 남편에게는 너무 고맙다는 걸 느끼고 남편은 나보다 더 아프다는걸

저 언니가 깨우치게 해주었어요  ㅎㅎ "

 

그렇게 밝게 웃으며 지혜로운 영숙씨는 입원 일주일만에 얼른 퇴원 수속을 밟고

남편은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 아닙니다. 모쪼록 잘 사시고  어려움을 극복 하시길요...

아드님은 아드님의 몫이(달란트) 반드시 있을 꺼예요 "

 

이렇게  정든 영숙씨와 또 눈물의 이별 인사를 하며 안녕을 했다.

저능아인 아들을 부끄러워 했던 영숙씨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달으며

이 모든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아들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병동을 나섰다.

 

"언냐 늘 건강하고 다시는 이런곳에 오지마아 ~~~ !! "

난 가는 곳 마다 사랑을 느끼게 하는 동생들이 많은지 오늘에사 달란트를 찿은것 같다

 

그래서 님께서는 그곳에 날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