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가 입원 했었던 곳은 정신병동 이었다.
애써서 아니라고 부정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또 분노로 일그러진다.
인연 한명 잘 못만나 거기까지 가야했던 내 인생이 처절하고도 가엾기만하다.
"이모~~~ 이모 ~~~!! "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긴 복도 끝에서 16살 소녀가 나에게 달려온다.
"그래 .. 지영아 지영아 "
그 어여쁘고 활달한 소녀를 난 꼭 안아 주었다 그야말로 뼈가 으스러지도록...
너의 슬픔을 내가 알고 내 슬픔을 너가 알듯이... 우리는 말없는 포옹을 하며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말없이 통하는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지영아 , 최고가 되어라
이모가 늘 기도 할거다. 삶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있는거란다 "
"네 , 이모 고맙습니다. 잊지 않을께요 "
"그래 나도 너를 잊질 못할꺼다. "
내가 입원한 병동에서 제일 막내이고 16 세 또래의 활달함과 꿈이 있는
내가 보기에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 중학생과 친구가 되어 우리는 인생을 얘기했다.
지영이는 자살을 시도하다 차라리 죽지도 못하고 어설프게 부모님 속만 썩혀버린체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 들어왔다.
소녀의 엄마는 입원한날 지영이를 마구 때리더라.
속상해서 그랬겠지.... 그래도 그건 아니지...난 한참을 눈물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엄마,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그럴께요. 엄마 가지마아 ~~ !! 가지마아 ~~~ !! "
두손 싹싹 빌며 온몸으로 엄마 가지 말라며 절규하고 있었다.
그러고선 약기운인지 주사기운인지 그냥그대로 쓰러져 일어나질 못한다.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만의 아픔을 털어내며
"다시 올께 ~ 치료 잘 받고 있어 "
병동을 냉정하게 나가버린다.
한참을 쳐다만 보고있던 나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그 엄마에게 보내고 있었다
무슨 사연땜에 어여쁜 그 소녀를 내팽게치듯 버리듯 재빠르게 나가버릴까 ?
아마도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지 자녀는 어리니까 아픔을 모를거다라는 착각이겠지.
소녀가 깨어나고 아무에게도 말을 건네지 않고 모두들 어른이라 어렵기까지 할것이고...
치매할머니는 지영이더러 자기손녀로 착각을 하여 쓸데없는 말을 건넨다.
힘들어 하는 그 소녀를 내가 보다듬기 시작했다.
같이 손을 잡고 소녀의 눈높이에서 은어도 써가며
내딸이 생각이 나서 조금씩 묻기 시작했다.
"아빠는 좋은 직장에 다니구요. 근데여 바람을 피웠어요. 엄마가 그사실을 알아냈고 분노로 치를떨어요.
집이 지옥 같아요.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빠가 엄마를 때려요
바람핀것도 화가 나는데 엄마가 맞아요 그걸 못 참겠어요. 아빠를 따라야할지 엄마를 따라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되어 약을 먹었어요. 엄마 고생하는게 너무싫어요. "
"지영아, 엄마 아빠와의 인생은 그들의 몫이다. 지영이가 흔들리면 안된다.
어리석은 일은 한번이면 됐지 ? 앞으론 너를 위하여 사는거다. 너의 꿈을 위하여 부지런히
나설거며 소신껏 밀고 나가 알았지 !! "
이런 상담아닌 상담으로 소녀가 치유되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최고의 제빵사가 꿈인 지영이는
자기가 만들어 보았던 빵 얘기를 하며
교재를 가져와서 열심히 설명을 한다.
잘 들어주고 아는 빵이름이 나오면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날려댔다.
빵 얘기로 우리는 친구가 되어가며... 병동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다
난 내딸을 생각하고 있었다.
중등시절 지영이와 같은 그 아픔을 의연하게 이겨낸 내딸에게
미안함과 용서를 바랄뿐이다.힘세고 무식한(?) 아비 잘못만나 엄마를 줘팼었던 아버지의편에 서서
이제는 결혼을 앞두고 줄서기 하는 내 자녀들이 너무나 가엾다.
난 그렇게 살았다.
지영아 어느곳에서든 자존감 잃지 말고 열심히 살기를 ...
네가 생각나 글로써 내려 놓는다. 그래야 이모의 아픔이 덜어질것 같아서...........
몇년후엔 너의 이름으로 낸 빵가게가 문전성시 이루기를
우연히 스쳐간
이 아줌마가 진심으로 기도 한단다. 너의 이름을 영원히 잊지 못할꺼야 .... 지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