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2
오랫동안 못 만나게 되면 우정은 소원해진다.
희미한 추억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르는 것이 더욱 어렵고 보람 있다.
친구는 그때그때의 친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좋은 친구는 일생을 두고 사귀는 친구다.
- 피천득 [인연] 중에서 -
지난 추석연휴를 몇일 앞두고 친구 하나가 나에게 메세제를 보냈다.
지금의 우정 영원히 오랜시간 간직을 하자는 메세지다.
가끔 먹을것이 생기면 이 친구에게 갖다주는데 반대급부를 원하기에
그런다면 난 하지 않겠지만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것이다.
내가 투석하는 병원에서 버스타고 4정거장만 가면 이 친구의 집이
나오는데 결혼한지 6년차
그러나 아직 아이는 없는데 그것이 내가 보기에는 조금 안타깝다.
이 친구는 부동산 계통에서 일을 하는데 이 친구를 처음 알게된
인연이라면 아주 우연이였는데 15년전 같은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집에 갔을때 마침 군 정기휴가를 나온 군복을 입고 있었던
이 친구를 처음 만났고 이것이 인연의 시작이였을까
그 이후로 계속 만나게 되었고 그동안 서로 얼굴을 붉히는 그런 일이
1~2번 있었지만 지금에까지 친구로써 우정을 간직하고 있다.
어느 글귀에서 발견하기를,
세상에는 머무르고 싶은 인연이 있는가하면 스치고 지나가는
그런 인연이 있다는데 이 친구와의 인연은 청년시절에 만나서
지금까지 알고 지내는걸 보면 세상에서 머무르고 싶은 인연이 아닌지
2000년 2월초,
신장이식수술을 감행할려고 엄마를 데리고 가끔 내원하는 병원으로
주치의를 찾아갔다 그리고 대뜸 난 그분에게
"이제 수술하러 왔습니다 입원해도 되겠죠?"
사실은 99년 겨울에 주치의가 이식수술을 하자면서 입원을 권했지만
그때 방송대 1학년 겨울 시험방학을 몇일 앞두고 있었기에
그냥 입원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바람처럼 사라졌다가 바람처럼 나타나는 홍길동처럼,
난 불시에 그분 앞에 나타나서는 입원하겠다고 했으니
신장이식수술이라면 고난도의 수술인데 자기발로 수술하겠다면서
병원으로 제발로 들어오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지만
군에서 제대하고 7~8년 신장병 가지고 있다가 언젠가는 이식수술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수술해야 하는
그 시점에 도달했기에 입원을 했고 이식수술을 하던 그 시간쯤에
서울에서는 어느 한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위한 수술비를
모우자는 글을 그때 내가 한참 활동하던 게시판에 올렸다.
그리고 300만원이 모아졌다
각자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좋은 인연으로 만난
소중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반면에 나 자신이 3년동안 활동하던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하는 다음 카페 싸이트가 있었다.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이라는 서로의 마음이 있었기에 그만큼이나
단합도 잘되고 한달에 1~2번 만나면서 좋은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자주 같은 지역 사람들에게 안부 메세지를 보낸다.
그러면 그들에게서 메세지가 오는데 희안한 점이라면,
꼭 내가 메세지를 보내야 그들은 보내기에 그때는 그려려니 했었다.
그러나 지난 4월초 집안 사정상 탈퇴를 가입되어 있는 사람들 전부에게
탈퇴한다는 말을 못한채 탈퇴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3년동안 얼굴보고 지내던 사람들에게서 왜 탈퇴를 했는지
안부를 묻은 사람도 없고 가끔 전화해서 건강 안부를 물어보고
신경을 써줬던 사람들에게도 아무런 연락도 없다.
이 모임에 가입하면 운영진들이 늘 쓰는 글귀가 있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갑시다"
서로의 공동체 울타리 안에 있을때는 자기 식구들처럼 생각하지만
그 공동체 울타리를 벗어나면 오랜동안 알아왔으니까 그래도,
서로 연락은 할 수 있겠지만 공동체 울타리속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내팽게치는 현실이 안타깝고 세상을 살아가는 70~80년 동안의
길고도 짧은 세월속에서 살아가다보면 참 많은 수의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데 알게 모르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좋은 인연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하면 또 때로는 상처를 안겨주는 인연을 가진 사람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사심없이 좋은 인연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늦게 만나서 좋은 친구로 되었으니까 그 인연을 오랜시간 간직하고
서로의 동반자가 되었으면 좋겠디.
그만큼 이 세상 안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것은
해운대 백사장에서 이쁜 조개 하나를 찾는것과 같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