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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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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여자의 남편이 되는 상상을 하다


BY 새우초밥 2016-02-01

 

  2007.7.3

 

  걷기운동할려면 집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고등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이 학교는 산쪽에 있는데 부산 도시고속도로 밑을 통과해야 갑니다.

  작년에 MBC-TV에서 친구라는 미니 시리즈를 찍었던 그 학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교가는 중간에 고등학생들이 하교할때면 항상 들리는

  식빵과 오뎅등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저는 식빵보다는 오뎅을 자주 먹고는 걷기운동을 하러 학교쪽으로 갑니다.

  하루는 제가 오뎅을 먹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저에게 뜻밖의 말을 합니다.

 

  제가 어떤 남자하고 정말 많이 닮았는지 자꾸만 저에게 누구 아빠가

  아니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바로 근처에 어린 딸을 키우는 부부가 사는데

  그 아이의 아빠가 저하고 정말 많이 닮았기에 착각을 했다고 합니다.

 

      "xx 아빠 아니세요?"

      "아닌데요.."

      "정말 많이 닮았다

 

  제가 아직 미혼이다 보니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저 처지가 투석하다보니 무슨 결혼일까요 어쩌면 견물생심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그 아이 아빠하고 많이 닮았다고 하니까 문득

  그 남자가 어느날 교통사도를 당하는데 제가 그것을 지켜보다가

  이 남자는 중환자실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데

  제가 이 남자를 대신하여 그 집으로 들어가는것이죠.

 

  그 사람은 나하고 얼마나 많이 닮았기에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는지 그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세상에는 수술로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는 닮은

  사람들이 가끔 있기에 착각을 할 수 있다.

  어제 또 그말을 듣고는 나를 너무 닮았다는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증이

  조금 들 수 있겠지만 학교 올라가는 길에 나는 상상하나를 했다.

 

  만약에 그 사람이 가정에 너무 충실하지 못하는 남편이라면, 내가 들어가면 좋겠다.

  이런 상상을 하다보니 더욱 더 환타지적으로 계속 이여나가게 되었다.

  사실 나 자신이 투석하면서 살아가다보니 아직 미혼이지만 결혼하면 지금처럼

  조카들을 사랑하듯이 병원 간호사들이나 친구들이 하는 말처럼 자상한 아빠가 되고

  남편이 될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에 단 100일동안이라도 그 사람을 대신하여

  남편이 되고 싶다는 상상을 했다.

 

  우연히 그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있을때 다음날

  그 집 안방 침대에서 깨어나는것과 동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항상 일 때문에 늦게 들어오기에 아이들도 불만이고 아내도 불만이기에 이제부터는

  일찍 들어온다는 통고를 하고 일 때문에 직장에서만 매달리는것이 아닌 이제는 가정을

  위하여 아내를 더욱 사랑하고 아이들도 사랑하는 일 때문에 아이들하고 여행도 자주

  못간것을 후회하며 가족들을 데리고 여행을 간다.

  매일 늦게 들어오기에 아이들하고는 이야기를 못했다 여행에서 집에 들어와도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아빠가 되어준다.

  명절날이나 특정일에도 일 때문에 늦게 퇴근해서 들어오면 아내가 항상 불만이고

  처갓집에 갔지만 눈치를 보면서 용돈만 드리고 일찍 오는 남편보다는 장인 장모님이

  뭘 좋아하는지 우체국으로 선물 하나씩 보내는 우리 사위는 멋진 사위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아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웃음을 보여주는 남편으로 100일동안

  살아간다.

  그러나 단 한가지 병원에 누워있는 진짜 남편을 위하여 부부관계는 하지 않겠지만

  100일이 되었을때 나는 당신의 진짜 남편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당신의 진짜 남편은

  병원 중환자실에 있다고 말을 한다.

  100일전처럼 돌아온다는 그래도 세상에 나왔으면 사랑 한번 해보는것,

  그 아내가 도착하는 즉시 그 남자는 깨어나 그녀 품으로 돌아간다.

 

  다른 사람들처럼 한 여자를 만나 깊은 사랑을하고 힘든 일하면서도 처자식을 섬기는

  한 남자가 되어본다는것은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한번이라도 느껴봐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학교 운동장에서 걷기운동하면서도 산 넘어가는 석양이 사라질때까지

  한 남자의 입장이 되어 행복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투석한지 13년이 흘러가다보니 이제는 이 일에 너무 익숙하고

  지금의 생활에 만족을 100% 다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불규칙한 생활속에서도 나만의

  꿈을 하나 가지고 살아간다.

  내가 가지는 꿈이란,소설 책 한권과 수필집을 출간하는것인데 내가 만약에 투석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직장생활하는 사람이였다면 아픔이 뭔지 인생이 어떤것인지

  그저 평범하게 살았을지 모른다.

  사람이란,어린시절 성장하면서 성장통을 격듯이 누구나 한번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이

  모르는사이 심한 성장통을 격게 되는데 지금이 나에게는 그런때가 아닐까

  오늘 아침 8시에 눈을 떠면서 동시에 어제와 같은 하루가 또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