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5
주말을 앞두고 있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어제 금요일,
오랜만에 포근한 날씨에 햇살까지 거실 끝까지 비추고 햇살이 비추는 그곳에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먼지가 투영된다.
탁상달력을 보면서 내일은 토요일이구나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토요일은
그저 힘든날이다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쪽으로 흘러간다.
토요일이라고 데이트 약속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내가 언제 토요일날 연애한다면서
거울앞에서 머리 손질하고 헤어 스프레이 뿌려가면서 어떤 옷을 입고 나갈지 고민하는
그런 소비되는 시간이 없었다.
나도 한때는 연애한다는 마음에 설레였던 시절이 잠깐있었지만 그건 어린 아이가 읽어가는
동화책의 첫 페이지에 해당되지 않는다.
단감을 먹어도 끝까지 먹어야 단감이 맛있다는 말을 할 수 있고 수박을 먹어야
검은씨를 공중으로 날리면서 나 맛있는 수박 먹었다고 자랑할것 아닌가.
나는 연애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아니다 하지 않는것이 아니고 못한것이다.
무슨 남자가 지금까지 눈물나는 연애한번 못했냐고 하겠지만 나의 팔자에는 연애운이 없다.
그저 젓가락으로 밥상위에 올라 온 맛있는 계란말이를 먹고 싶은 마음에 하나 먹고는
또 먹을려고 하면 이미 사라지고 없듯이 그저 겉에서 꺼적이고 했던 그런 경험만 있을뿐
군대제대하고 사회에 나오면서 어머니 주선으로 집에서 가까운 정유공장 경비원으로 취직,
야간근무하면서 시간마다 내가 들리는곳 체크하면서 낮에는 친한 탱크로리 기사들이
멀리 울산이나 여타 다른곳으로 기름 배달갈때면 같이가면서 나의 20대의 시절은 빛날것
같았지만 나에게 불시에 찾아 온 신장병 때문에 운명은 180도로 돌변하고 말았다.
대학병원에서 일주일후 교수라는 사람이 병실로 나를 찾아왔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당신은 신장의 70%가 망가졌다 앞으로 치료가 요구된다.
이 말에 나는 그저 허탈하기에 웃고 말았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저 총각 미쳤구나 싶지만
현실을 받아들려야 한다는 마음에 내 마음은 담담했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암담한것이 없고 누구나 한다는 미래에 대한 설계는 하지도 못했다.
어느날 진단서를 보면서 다시 한번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사람은 평생을 이 병으로 병원에 내원을 요함.."
차라리 다리나 팔이 부러졌다면 다행인데 이 병으로 평생이란다.
신장내과 교수가 당신 신장은 앞으로 더 나빠진다고 말을 하여도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음날 일어나면 잊어버렸지만 그건 잊어버릴 수 없었기에 화장실에 들어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그래도 부모님에게는 괜찮다고 언제인가는 수술할 수 있는 날이 올것이라면서 안심시켰다.
군 입대전 동네 항구에 있었던 기름들어가는 드럼통 만드는 공장에서 그 회사 직원은 아니지만
알바형식으로 어머니가 가지 않는날에 내가 가서 일할때 나는 마음을 정하기를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여름에는 수박을 겨울에는 따뜻한 군고구마를 가져간다는
누구나 꿈꾸는 소박함과 옆방 신혼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들처럼,
재미있게 살아야지 싶은 미래에 대한 상상을 가졌지만 나에게 연애운은 없는지
그저 겉에서 맴도는날이 많았는데 알고 봤더니 나에게는 금전운이 있기에 돈이 항상 들어온다고..
그 말이 정말인지 돈에는 허탈한 마음이 없다.
그렇게 이식수술했지만 실패하면서 지금까지 14년동안 투석하면서 지내는 내가 아닌가
그동안 나를 좋아하는 간호사도 있었지만 다들 머물고 싶은 인연이 아니였다.
당신은 왜 연애하고 결혼하고 싶은지 물어온다면,
나의 반쪽과 살면서 싸울일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과
알뜰살뜰 살고 싶은 열정 그리고 초년에는 사랑으로 살고 세월이가면 정으로 살듯이
내 사람이 힘들면 얼굴에 팩을 해주면서까지 같이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보니 가치관이 다르고 생각하는것이 다르지만 내가 친구에게 마추듯이
이 나이에 뭔 욕심이 있을까 마춰가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지만 나의 연애운은
저 멀리 보이는 결승전에서 1등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준다는 노트 10권을 받고 싶어하는
간절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