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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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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했던 전화번호는 따로 있었는데


BY 새우초밥 2015-06-10

 

          "지금 치매 할머니하고 같이 있는데 힘들다." 

          "힘들겠다..그러면 이런식으로 한번 해봐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집 근처 요양병원에서 치매 할머니 간병 실습중인 그녀에게

   나는 나만의 노하우를 전수하듯이 말 풍선을 밴드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 예전에 투석할때 우연히 내옆에 어떤 아주머니 들어왔는데

           절반은 무서움 절반은 꾀병 같았는데 너무 힘들어하는 아주머니에게

           나 1시간동안 말을 걸면서 남편하고 좋았던 시절 한번 말해보라고 했고

           연애하면서 어떤식으로 했는지 그리고 딸하고 어떤 이야기하는지

           즉 관심을 다른곳으로 돌리란 말이지..

           나 1시간동안 말 붙여주면서 유도하니까 잘 따라주는데 그분에게도

           그런식으로 한번 해봐라...애 살살 달래듯이..."

 

   나이 47에 이미 사위를 두고 있는 그녀다.

   딸은 간호사로 있다는데 우리 또래의 자녀들을 보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쯤되는데

   일찍 결혼했기에 그녀는..

  

   그런데 이 친구 이름은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간호사 이름하고 같고 지난번 초등학교 친구들과

   밀양에서 1박2일로 모임했을때 그녀를 처음 보았고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가는

   나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주었다.

   그리고 몇번 이 친구에게 메세지로 안부 연락하면서 모임후에 집으로 오는 길에

   어떤 친구가 나에게 예전에 모자 몇개 준다는 말에 그 친구 집까지 다른 친구 차 몰고 가서

   모자를 10개나 받았는데 그중에 분홍색 모자가 이 친구에게 어울리기에 그날 바로 건냈습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예전에 좋아했던 간호사 이름하고 같은 이 친구,

   내가 받고 싶었던 전화번호는 그녀 전화번호였는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이름을 가진 동창 전화번호를 알고 되었다니

   이게 뭔 조화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