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후 지하철,
병원갈려고 지하철탈려고 들어가서 멈춘곳은 문이 잘 열리지 않는 반대편 출입문쪽이다.
전동차 안에서 자세히 보고 있으면 지하철 멈추고 들어오는 사람들중에서 꼭 하필이면
출입구쪽에 양쪽으로 서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왜 그쪽에 서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곳인데 불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하게 되는데
뭐 하긴 다른 사람의 불편을 대수록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음역에서 들어오는 사람이
불편하건 말건 난 내식대로 산다면서 그앞에 있는것이라면 할 말 없다.
그렇다고 전동차안이 붐비는것도 아닌데 꼭 그 앞에 서 있으면서 다음역에 전동차 멈추면
다음 손님들이 들어오는데 출입을 방해하는 것처럼 위압감을 준다.
다음역에서 두 아가씨가 들어오고 출입구쪽에서 서있는 채로 이야기를 하는데
경노석에 앉아있는 한 노인분이 그 아가씨들을 쳐다보는데 그 아가씨들은 바로 옆 경노석 노인분이
그들을 쳐다보는지도 모르고 있다.
한 아가씨가 자리를 옮기면 그 노인분 얼굴은 같이 돌아가고 또 다른쪽으로 움직이면 또 그쪽으로.
내가 보기에 노인분은 그 아가씨들을 관찰하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문득, 만약에 그 아가씨가 그 노인분에게 왜 쳐다보세요라고 말하면
그분은 뭐라고 말할까.
지하철 타고 있으면 앞 사람들을 유난히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50대 이상의 중년 남자들인데
왜 그런 실례를 하는지 묻고 싶지만 말하기 싫다.
가끔 신문에서 왜 쳐다보냐면서 칼부림까지 보이는 세상인데 왜 그렇게 사람 관찰하는지
그런데 더욱 더 재미있는 현상이라면 노인분들이 그분들을 쳐다보고 있을때
쳐다봄을 당하는 그들은 정작 그런것을 모른다 이야기 한다고 바쁘다고.
즉 자신들의 세계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남들이 자신을 쳐다보던지 말던지 난 내 안의 세계에서 산다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저녁 9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택시타고 집에 올라갈때 좁은 골목안으로 들어갈려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가 올라오면 한번이라도 쳐다봐야하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차가 오는지 동물원에서 탈출한 호랑이가 오는지 관심없이 얼굴 한번 돌리지 않고
난 내식대로 산다는 것처럼 그냥 지나가버린다.
한번은 10년전 친구하고 낚시용품 장사 때문에 안동에 갔을때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건너갈려면
한번쯤은 차가 오는지 얼굴을 돌리고 봐야하는데 어느 여학생은 마치 비를 피하듯이 걸어가면서
얼굴을 돌리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데 문득, 비오는 어둔날이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왜 사람들은 내식대로 산다는 논리에 빠져서 이 세상을 엉망으로 만드는지 이해가 되지않는다.
어떤 사람이 사람 구경하는것이 재미있다고 하지만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민망한데 반대로 자신이 그런 경험을 당해보면 어떤 느낌일까.
연예인들이 길거리 지나갈때 보통 사람들은 그 연예인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마구 찍는다.
왜 그럴까. 마치 동물원의 동물 보면 사진으로 찍듯이 그들에게는 연예인이 마치 동물처럼
재미있게 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연예인이 자신을 찍을때는 어떤 심정일까.
사람들의 생각하는 능력이 점점 퇴화되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생각을 좀 했으면 좋겠다.
비정상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를 보고 있으면 정상인 내가 마치 비정상으로 보이는것은 아닐지
너무 아날로그적 생각으로 살아가는것은 아닌지 남들처럼 내식대로 사는 그런 웃지못할
정이 마르른채 살아가는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