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낚시해봤나?"
"아니.."
"그럼 우리 지금 붕어 잡을려고 가는데 가자"
사촌이 다른 남자 사촌들하고 붕어낚시간다는 말에 나도 한번 호기심에 따라 나설려고
사촌집에 있는 낚시도구들을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낚시를 해보았는가 그저 어디 가면 낚시하는 사람들의 고기 건저 올리는
그 풍경만 감상했었다.
그런데 차타고 가는 거리가 30분이나 걸린다는 말에 그쪽이 어디인지 물어보니 구마고속도로변이다
가끔 부산에서 고향안 창녕으로 갈려면 대구쪽으로 이여지는 구마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창녕군안의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버스안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호수가 보인다.
사촌 말은 바로 그쪽으로 간다는데 그래 나도 한번 처음으로 붕어를 낚아올리고 싶었다.
지난 추석때 시간이 남아서 사촌들하고 그 호수쪽으로 한참 달리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시원한 시골의 맑은 바람이 머리결을 스치고 지나가고 역시 도시의 탁한 바람보다는 또 다르다.
가을이라 그런지 도로변 양쪽으로 보이는 하늘을 향해 높이 올라가는 수풀들이 바람에 날리니까
그 소리가 얼마나 청아하게 들리는지 얼마동안 달렸을까,
바로 옆이 고속도로가 보이고 호수 입구에 차를 세우고 사촌이 마련해준 위치에 앉아서
호수 주위를 살펴보니 이건 정말 물반 고기반이다.
가끔 시외버스안에서 창문을 통하여 보았을때는 고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실제로 가보니까 바로 앞에서 붕어로 보이는 녀석들이 나 잡아가세요하는것 같았다.
낚시대 드리우고 한참동안 앉아있었지만 붕어들도 꾼을 알아보는지 낚시줄 옆에서 놀면서도
초보를 알아보았을까 나를 놀리는 것처럼 이리저리 풀짝 뛰고 있을뿐
고기들이 물속에서 보았을때 자신들을 잡을려고 준비 자세를 취하는 강태공의 얼굴을 보고는
저 녀석에게는 오늘 잡히지 말아야지 싶은 마음에 나 잡아봐라라고 하면서 놀리는것 같다.
강아지들도 그들을 잡아가는 노인이 다가오면 잘 알고 있듯이 고기들도 초보와 꾼을 구별하는
그런 능력이 있는지 몰라도 사촌은 2시간동안 몇 마리 잡았지만 나의 낚시줄은 전혀 움직일
생각이 없다.
"그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가짜로 낚시줄을 흔들어보고 그래 한번 물어봐라식으로 해보았지만
바로 옆에서 놀고있지만 그래 너에게 내가 잡히리라고 어림도없지라고 나에게 놀리는듯
그들은 정말로 유유히 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낚시는 나에게 취미가 아니다 차라리 볼링장에 갔더라면 공 굴리면서 스트라이크 맞은 느낌에
환호성이라도 질렸겠지만 이건 3시간 넘게 하품만이 나올뿐,
정말 마음 같아서는 틀채로 확 잡고 싶었지만 그래도 예의상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고속도로에서는 수 많은 차량들이 지나가고 3시간 넘어가면서 지친다.
"나 안해..이건 뭐...애 놀리는것도 아니고 재들도 꾼을 알아본다니까
나 같은 초짜에게 뭐 잡힐려고.."
포기하고는 사촌들이 낚시로 잡아놓은 붕어며 다른 고기가 보인다.
언제 그렇게 낚시를 배웠을까.가끔 회사 일 때문에 바쁘다는 그들이
"자...오늘은 가자..철수..."
사촌의 말이 너무 반갑다 언제쯤이면 이 지겨운 호수에서 벗어날까 싶었다.
낚시대 전부 철수하고 차 탈려고 걸어가면서 뒤돌아보니 그때까지도 그 녀석들이 나에게
용용 죽겠지라고 놀리는듯 이리저리 마구 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