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0
어디에서 흘러드는지 군고구마 굽는 향기가 길을 걸어가고 있었던 나의 발길을
길바닥에 자석처럼 붙게 만들었습니다.
한달전만 하여도 내가 지나다니는 병원 길 건너에 위치하는 과일 가게입니다.
PC방 옆에 붙어있는 그 과일가게를 지나갈때면 계절의 흐름을 읽는것과 같다고 할까요.
군고구마가 굽어가는 향기를 맡고 있으면 어느개 가을에서 겨울로 이여지는 길목에
제가 서 있는 기분입니다.
그런 계절을 몇번이나 지나고 돌아왔는지 요즘처럼 고구마가 흔한 계절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어머니는 어느분이 주셨다는 고구마를 받았습니다.
아파트 10층에서 거주한다는 어느 할머니님이 고향에서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고구마를 삶아 먹는데 뭔가 허전했습니다.
무엇인가 빠진것 같다는 생각이 스치는데 무엇이 빠졌을까?
한참동안 생각하다보니 그건 바로 김치였습니다.
어린시절 어머니는 가끔 고구마를 삶아오셨는데 그때 저는 어머니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김치를 가져와서 고구마위에 올려서 먹었고 그 맛의 조화는 정말 놀이터에서 돌아가는
180도 회전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라 할까요.
고구마를 먹다보니 각 지역의 고구마 특성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전라도 해남 고구마는 좀 더 진한 노랑색을 보이고 다른 지역의 고구마는 연한 노랑색이라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주방에 고구마가 남아있는것을 보면서 나왔는데 언제 여동생이 고구마위에
치즈를 올리고 올리는것을 보았는데 렌지에 돌려 먹는것을 보면서
마치 피자처럼 먹는데 맛이 좋다는 말에 저도 한번 해보니까 좀 특이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집에 가면 치즈 한번 올리고 렌지에 돌려서 먹어봐야겠습니다.
고구마 먹는 자유,
그 과일가게에서 팔고있는 군고구마는 한참동안 먹어본지 오래되었기에
이번 토요일날 집에 올때 가슴에 꼭 품고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