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의 어느날 새벽, 벨 소리에 눈을 떴다. 아직 아침이 찾아오지 않았지만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새벽이였다. 어떠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녀를 달래가면서 오죽하면 전화할 사람이 없으면 나에게 했을지 그녀하고 한참동안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시계는 7시가 되었다.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손해보다는 한 사람에게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그 마음에 나는 그녀에게 좋은 친구가 아닌가 싶었다.
잠에 한참동안 빠져있었다 그런데 잠결에 어디선가 들리는 핸드폰
불을 켜고 앞에 보이는 벽시계를 쳐다보니 새벽 5시30분이였다.
그리고 그 소리는 남동생이 잠애 깊숙이 빠져있는 마루에서도 들린다.
내가 전날 밤, 마루에 있는 tv옆에 놔두고 내방에 들어오면서 놔두고 온,
나의 핸드폰 소리다.
잠이 채 깨지 않는 동생이 가져다 주는 핸드폰을 받아들고 전화를 받았다.
이 새벽에 누가 나에게 전화를 했는가 싶었다.
폰 반대편에서 흘러 나오는 음성은 여자다
그리고 나의 폰에 찍혀진 번호를 자세히 보니 안면이 있는 번호였지만
그 새벽에 금방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누구세요?"
"나야~"
"나가 누군데요?"
"목소리를 듣자니까 맞긴한데..나야.."
새벽에 걸려 온 정체불명의 전화상대인 여자와 그때부터 끊어질 수 없는
아침이 밝아오는 시간까지 2인 토크를 시작하게 되었다.
미지의 여인이 누군지 몰라서 제차 확인한 결과~!
그녀는 몇달전 동창모임에서 만난,
반은 다르지만 같은 동창이였던 그때 동창모임 자리에서
긴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짧게 얼굴을 확인했던 그리고 그 얼마후
짧게 통화를 했었던 그 사이에 통화를 하지 않았기에 잊고 있었던
개를 키우면서 혼자사는 여자 동창이였다.
새벽 5시30분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남들 다 자는 시간에..
그런데 이 여자 동창 지난번에도 통화를 했지만 우울증이 있다.
내가 그걸 알고 있기에 이 여자 동창과 이야기를 나눠가는데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면서 울기 시작한다.
"왜 울어 울지마..나하고 이야기 좀 하자.."
사람들에게 우울증이 있다보면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자살을 결심하게 되고
몇년전,
PC통신이 한참 활발하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을때
이런 글이 게시판에 떴다.
"나 이제 자살합니다..."
이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자 이 글을 본 내티즌이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그리고 경찰서에서는 PC통신 업체에 연락하고 이 사람의 집을 긴급수배.
경찰들이 찾아가보니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려는 시도를
목격하게 되었다는 마음이 씁쓸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듯이 우울증은 자신의 마음을 순식간에 어쩔 수 없는 벽 같은
공간으로 이끌어가는,
난 이 동창 친구를 달래가면서 통화를 하다보니 금방 6시가 넘어섰다.
어림잡아 30분 조금 넘게 통화를 한것이다.
눈은 감겨가는데 이 친구와 통화를 하다보니 옷을 입으면
금방 출근할 수 있는 그런 정신으로 돌아 왔던것이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내가 무슨 심리 상담사도 아니지만
이 친구 하소연을 들어주고 전화를 끊었을때,
내가 이 친구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다른 사람 같아서는 이 시간에 왜 전화를 했냐면서
대충 들어주었겠지만
그 이후 몇일후,
병원에서 투석중 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몇일전 그 새벽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의 잠을 깨우고 울었던 친구의 목소리가 아닌
전혀 다른 깨끗한 목소리로 나의 전화를 받고는 안부 인사와
여러가지 이야기로 대화를 하다보니 난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