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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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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30분에 걸려 온 전화


BY 새우초밥 2013-07-28

 

 

 

작년 12월의 어느날 새벽,
잠에 한참동안 빠져있었다 그런데 잠결에 어디선가 들리는 핸드폰

벨 소리에 눈을 떴다.
불을 켜고 앞에 보이는 벽시계를 쳐다보니 새벽 5시30분이였다.

아직 아침이 찾아오지 않았지만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새벽이였다.
그리고 그 소리는 남동생이 잠애 깊숙이 빠져있는 마루에서도 들린다.
내가 전날 밤, 마루에 있는 tv옆에 놔두고 내방에 들어오면서 놔두고 온,
나의 핸드폰 소리다.
잠이 채 깨지 않는 동생이 가져다 주는 핸드폰을 받아들고 전화를 받았다.
이 새벽에 누가 나에게 전화를 했는가 싶었다.

폰 반대편에서 흘러 나오는 음성은 여자다
그리고 나의 폰에 찍혀진 번호를 자세히 보니 안면이 있는 번호였지만
그 새벽에 금방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누구세요?"
   "나야~"
   "나가 누군데요?"
   "목소리를 듣자니까 맞긴한데..나야.."

새벽에 걸려 온 정체불명의 전화상대인 여자와 그때부터 끊어질 수 없는
아침이 밝아오는 시간까지 2인 토크를 시작하게 되었다.
미지의 여인이 누군지 몰라서 제차 확인한 결과~!
그녀는 몇달전 동창모임에서 만난,
반은 다르지만 같은 동창이였던 그때 동창모임 자리에서
긴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짧게 얼굴을 확인했던 그리고 그 얼마후
짧게 통화를 했었던 그 사이에 통화를 하지 않았기에 잊고 있었던
개를 키우면서 혼자사는 여자 동창이였다.

새벽 5시30분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남들 다 자는 시간에..
그런데 이 여자 동창 지난번에도 통화를 했지만 우울증이 있다.
내가 그걸 알고 있기에 이 여자 동창과 이야기를 나눠가는데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면서 울기 시작한다.

    "왜 울어 울지마..나하고 이야기 좀 하자.."

사람들에게 우울증이 있다보면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자살을 결심하게 되고

어떠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녀를 달래가면서 오죽하면 전화할 사람이 없으면 나에게 했을지 그녀하고

한참동안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시계는 7시가 되었다.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손해보다는 한 사람에게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그 마음에 나는 그녀에게 좋은 친구가 아닌가 싶었다.

몇년전,
PC통신이 한참 활발하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을때
이런 글이 게시판에 떴다.

   "나 이제 자살합니다..."

이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자 이 글을 본 내티즌이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그리고 경찰서에서는 PC통신 업체에 연락하고 이 사람의 집을 긴급수배.
경찰들이 찾아가보니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려는 시도를
목격하게 되었다는 마음이 씁쓸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듯이 우울증은 자신의 마음을 순식간에 어쩔 수 없는 벽 같은
공간으로 이끌어가는,
난 이 동창 친구를 달래가면서 통화를 하다보니 금방 6시가 넘어섰다.
어림잡아 30분 조금 넘게 통화를 한것이다.

눈은 감겨가는데 이 친구와 통화를 하다보니 옷을 입으면
금방 출근할 수 있는 그런 정신으로 돌아 왔던것이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내가 무슨 심리 상담사도 아니지만
이 친구 하소연을 들어주고 전화를 끊었을때,
내가 이 친구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다른 사람 같아서는 이 시간에 왜 전화를 했냐면서
대충 들어주었겠지만

그 이후 몇일후,
병원에서 투석중 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몇일전 그 새벽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의 잠을 깨우고 울었던 친구의 목소리가 아닌
전혀 다른 깨끗한 목소리로 나의 전화를 받고는 안부 인사와
여러가지 이야기로 대화를 하다보니 난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