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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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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붙인 편지를 보내는 날


BY 새우초밥 2013-07-28

 2004.10.30

 

이제는 나에게 생활의 일과로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4시간동안의 투석을 마친후
탈의실로 걸어가다가 문득 입구쪽 서랍에서 뭔가를 열심히 꺼집어내는 간호사

한명을 보았는데 뭘 하는가 궁금했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녀는 어떤 물건 하나를 꺼내고 있었고 그녀 밑에 있는 빈 침상에는 수퍼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비닐봉지가 있는걸 보인다.

혹시 그안에 슈퍼에서 사온 맛있는 간식거리나 있는지 그러나 그 안에는 뜻밖에도
간식이 아닌 병원의 직인이 찍어있는 편지봉투였다.

  "봉투가 참 많습니다."
  "그렇죠?"
  "근데 난 편지를 쓰고 싶은데 받을 사람이 없네.."
  " 우리 식구도 많은데.."

그렇다 투석실 간호사들이 13명이다.
각자 한장씩 편지를 보내여도 13장의 편지가 나온다.
투석 때문에 항상 서로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그저 편지를 손에 집어줘도 되니까
170원짜리 우표값은 들지 않겠다.
재작년 겨울과 작년 겨울,
성탄절 연말 선물로 나는 간호사들에게 내 손으로 직접 사연을 쓰고 연하장 한장씩을

선물로 주었다.
물론 받아보는 사람들중에는 3년연속으로 받아든 사람이 있는가하면 올해 처음

나의 연하장 선물을 받아보는 간호사도 있을것이다.
그 많은 연하장에 사연을 일주일전부터 쓰다보니 손이 아플 수 있지만 손이 아파도

좋다 나는 그것이 행복이고 그녀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언제부터인지 우표붙인 편지보다는 인터넷 메일로 편지를 보내는 세상이다 보니
사람의 정감이런 필체로 보여지는 멋이 사라지는것이 보이는것 같다.

어느 한 사람의 정성이 담겨진 필체를 볼 수 있다는것은 .

편지를 쓴 사람의 마음의 사랑을 알 수 있다.
나의 편지를 받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나의 필체가 쓰여진
편지를 우표를 붙여서 동봉하고 싶다.
예전에 PC통신을 하면서 알았던 사람들에게 난 편지를 쓰면서
사람의 살아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진한 우정으로 쌓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때가 참 좋았다.
즐거울때나 행복할때나 괴로울때 나의 편지를 받아들고 마음을 좋은 마음으로

회전 시킬 수 잇는 마음으로 읽어가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편지를 쓰고 보내며
나의 정성어린 사랑을 전달하는 그런 사람이 보였으면 ...
그래서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 후 어느날,
서로에게 보내고 받았던 편지묶음을 보면서 즐거운 추억의 책장을
재미있게 만드는 그런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