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9일,일요일-냉이와 달래향 따라 어디 가볼까
커다란 빌딩 속의 음식점.
실내는 후끈하고 오가는 종업원들은 반팔 차림이다.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18∼20도는 언감생심.
철모르는 이들이야 제집 안방 같겠지만
애꿎은 손님들은 얼굴이 벌겋다.
이런 곳의 음식값엔 난방비도 포함돼 있겠지,
생각하니 입맛이 쓰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것이 사계절의 정상적인 이치니,
만일 이와 반대면 곧 괴이한 것이다.’ (이규보·1168∼1241)
그나저나 슬슬 봄이 코에서부터 온다.
냉이 향, 달래 향이 마트 야채코너를 주름잡고 있다.
봄은 입에서부터 온다.
이제는 사철과일이 돼버린 딸기의 맛이 더 진해졌다.
봄은 눈에서부터 온다.
옷가게 진열대의 중요한 자리는 겨울코트를 밀어낸 봄옷이 점령했다.
분홍, 노랑 색색깔이 여심을 간질인다.
오늘 낮부터는 추위가 누그러진단다.
봄 맞으러 시장으로 갈까,
백화점으로 갈까.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