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2일,일요일-동지 긴긴밤 팥죽 한 그릇에 사랑 두 그릇
오늘은 동지(冬至).
밤의 길이가 1년 중 가장 긴 날.
이날부터 뭇 생명들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눈을 밟으면 발밑 개구리 울음소리,
고슴도치 뒤척 이는 소리,
도마뱀 하품 소리 들리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반달곰 부스럭거리는 소리,
황금박쥐 날개 펴는 소리,
다람쥐 알밤 까먹는 소리 들린다.
놀라워라.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동짓달 긴긴 밤을
한허리씩 베어 내어, 거기에 가만히 소리를 싣는다.
대설과 소한 사이 절기다.
예부터 대한이 소한 집에 찾아갔다
얼어 죽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소한은 1년 중 가장 춥다.
하지만 요즘 날씨를 보면
이번 겨울은 추위가 일찍 찾아온 듯.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또 한 번 한파가 찾아온다니….
조상들은 이 절기를 기점으로
낮이 길어지는 것을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기 때문이라 여겼다.
‘작은 설’이라 부르며 명절로 즐겼다.
동지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팥죽이다.
붉은색이 귀신과 액운을 막아준다는 이유다.
영양도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음식.
동지 한파가 온다는 예보다.
뜨거운 팥죽 한 그릇 절로 생각나는 날.
일찍 집에 들어가 가족과
따뜻한 팥죽 한 그릇 먹는 게
추위를 쫓는 가장 좋은 방법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