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월요일- 부모님께 내의 선물 해볼까
동장군에 맞서는 최고의 무기 목도리.
짧은 치마에 스타킹을 신어도
목도리 하나만 있으면 든든하다는 여자 후배의 말.
입 주위까지 올려서 두르면 마스크 대용,
겨울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
하지만 우산처럼 깜빡 잊고
어딘가에 두고 오기 쉽고
안 쓸 때는 휴대도 불편하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끈으로 연결된 벙어리장갑처럼
분실 방지 장치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그나저나 가을비는 내복 한 벌이라고 했다.
비 온 뒤 찾아오는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워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아니나 다를까.
주말 내린 비에 온도계 눈금이 부쩍 낮아졌다.
하늘은 을씨년스럽지만
속옷업계 사람들의 얼굴엔 화색이 돈다.
얇고 따뜻해진 기능성 내의가
날개 돋친 듯 팔리기 때문이다.
낮부터 기온이 더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분다는 예보다.
추위를 잘 타는 한 친구는
목욕탕에서 옷을 벗을 때
내복을 안 입은 것처럼 보이려고
바지와 내복을 한꺼번에 벗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나중에 옷을 입을 때에도
두 벌을 한 번에 입었다는 것.
그 기술이 신기에 가까웠다.
요즘은 내복을 입는 사람이 많아
굳이 이런 기술을 발휘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복을 즐겨입는 것도 이유가 있다.
실제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는 3∼6도 올라간다.
말로만 사랑한다 하지말고
이번겨울에도 부모님께 따뜻한 내의와 함께
포근한 목도리 선물은 어떨까?
흥행 예감, 내복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