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6일,수요일-늘 고개 숙이는 현대인
몇년 전 이맘때쯤‘기생충 알 김치’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후 집집마다 김장 비상이었던 해가 있었다.
그만큼 김장은 시기가 중요하다.
김장 적기는 평균 기온이 4도일 때.
기상청은 해마다 ‘김장 적기’를 발표한다.
예로부터 김장은 입동(11월 7일) 무렵에 해야
제 맛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평년 기온보다 높아
김장을 늦게 하는 게 좋다.
날 세운 찬바람에 노란 은행잎이 날아단다.
아침 출근길에 백발이 희끗희끗한 노신사가
버스정류장에서 이 풍경을 아이폰에 담고 있었다.
두 손으로 아이폰을 들고 화면에 비치는 광경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더니 마침내 마음먹은 듯
꾸욱 촬영 버튼을 누른다.
하루가, 이틀이, 한 달이,
이 계절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뒤돌아 붙잡고 싶은데
정작 그것이 뭔지 잘 모르겠다.
요 며칠 바람은 차지만
금빛 햇살만큼은 참으로 걸작이다.
고개를 45도만 들면 노란 은행잎이 시야를 채우고
45도를 더 들면 파란 하늘이 쏟아져 들어온다.
늘 고개 숙이고 생활하는 현대인.
평소 안 쓰는 근육을 자주 움직이면
면역력도 높아진단다.
가을이 가기 전 고개를 젖히는 근육을 한껏 활용해
몸도 마음도 활기를 채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