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일,일요일-도둑맞은 가을, 어디서 찾을까?
연어가 돌아오고 있다.
강원 양양군 남대천.
손가락만 한 크기로 고향을 떠나
3∼5년 동안 알래스카 베링 해 등을 떠돈다.
2만∼3만 km의 머나먼 고행.
고향 냄새 따라 간다.
연어는 사람 땀 한 방울을
800억 배 물에 희석시켜도 냄새로 아는
‘후각 천재’.
끝내 고향에서 알을 낳고 일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근사한 요리로 희생된다.
연어의 삶은 인생과 닮았다.
그나저나 오늘은 나의 귀빠진날.
생일이 하루 차이인 나와 동생은
늘 미역국도 한 번,
케이크도 한 번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우리는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시작되는 11월이 생일이라며
좋아했다.
가장 좋아하는 달을 꼽으라고 해도
늘 ‘11월’이었다.
그래서 11월 초부터 찾아온 추운 날씨가 반갑지 않다.
봄과 가을이 없어지고 여름하고 겨울만 남는 것 같아
더 그렇다.
도둑맞은 가을을
어디 가면 찾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