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일,금요일-발라드 선율에 눈물 찔끔
어제까지 촉촉했던 내 입술이
오늘 바싹 메말라 따가울 때,
낮 최고기온을 생각해
간편하게 입고 나갔다가
으스스 추위에 떨어야 할 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를 듣다
흘러나오는 박효신의
짙은 발라드에 눈물지을 때.
지금은 깊은 가을.
오솔길 속 낙엽을 밟으며 사색하는
추남추녀(秋男秋女).
가을 영화 한 편 찍기 위해
이번 주 입술 보호 크림과 ‘꽈배기 니트’는 필수.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1990년 추억의 노래다.
어린 시절 뜻도 모르고 따라 불렀지만
그때도 스산한 기운은 전해졌다.
이 노래가 어울리는 때가 왔다.
살에 닿는 공기가 다르다.
맞아, 가을은 이런 느낌이었지.
찬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다.
좋은 날 다 간 듯한 아쉬움.
달력의 남은 날을 세어 본다.
괜찮다.
가을의 참 멋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