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목요일-포도맛은 지금이 절정
흰 이슬이 내리며
가을 분위기가 완연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때부터 추석 무렵까지
만곡이 무르익는다.
하지만 아침저녁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가을인가 싶더니 한낮에는 ‘도로 여름’이기도 하다.
도둑은 여름을 싫어한다 했다.
밤이 늦게 찾아와 훔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나.
처녀의 미니스커트 같던 밤이 길어지고 있다.
대낮처럼 훤하던 퇴근 시간이 어느새 노을로 붉게 물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어깨 위에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활동 시간은 줄었어도 태양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노숙인의 잠을 쫓아다니는 햇빛이 날카롭기만 하다.
초가을 늦더위, 커진 일교차 주의할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맘때쯤 맛볼 수 있는 과일을
빼놓을 수 있으랴.
참외는 중복,
수박은 말복,
복숭아는 처서이고
백로 무렵은 포도가 제 맛이란다.
지난 포도농사 뒤에 포도향기가
아직도 우리 머릿속에 머물러 있듯이
올해도 입안가득
포도 향기가 따라다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