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6일,월요일-노란색 e메일 편지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으로 가을 정취를 느끼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
최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아열대 기후에서만 자라는 바나나가
열매를 맺는 일까지 생겼다.
한국을 배경으로 타잔 영화를 찍고,
크리스마스에는 기린이 썰매를 끄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e메일 우체통에
‘가을 인사’라는 제목의 반가운 편지가 도착했다.
얼굴 마주 대한 지 꽤 오래된 선배에게서였다.
“아침에 출근하다 문득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노래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잘 지내지요?
부디 올가을을 마음껏 즐기시길.”
영화 ‘유브 갓 메일’의 주인공이 된 기분.
가을엔 보고 싶은 이들에게
노란색 e메일 편지를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