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1일,수요일-여름의 유혹
잠깐 망설여도
우리는 결국 선풍기 대신 에어컨을,
지하철 대신 자동차를 선택한다.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지금 당장 못 견디게 더우니까.
옥수수가 말라비틀어지고
북극곰이 아슬아슬하게 녹아버린
빙하에 매달려도
당장 내 목숨이 위협받는 건 아니다.
그러나 올여름을 조금 시원하게 보내면,
내년 여름은 더 많이 더울 것이다.
어르신들이 가끔 말씀하신다.
“예전에는 그늘 밑으로만 들어가면 덥지 않았는데….”
얼마 전 들른
강원 인제군 백담사의 여름은
여름이 아니었다.
계곡물은 잠깐만 발을 담가도 몸이 저릿저릿,
바람은 긴팔 없이는 견디기 힘들 정도.
물소리, 새소리에 귀마저도 시원.
그래서인지 밥맛은 꿀맛
에어컨 바람을 최고라 여기는 도시인에게
그곳은 잊혀진 시원한 여름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모두들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이 뜨거운 유혹에
풍~덩 빠져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