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남매가 있다
큰 아이는 아들이고 둘째는 딸아이다.
모두들 장성하여 각자 맡은 전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실하게 자신들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젠 각자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되었는데....
막상 새식구를 맞으려하니 두렵기만 하다.
시어머니가 될 것이고 장모님이 될 것인데. 아들은 자기일에 전념하다보니
장가갈 생각이 아직은 없고. 아니 장가 보내기가 내가 겁이난다.
어떤 며늘이 들어올지. 나하고 성격이랑
사고가 비슷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든다. 솔직한 심정이다
딸은 사위될 어느 귀한집의 아들을 우리집에 모셔 올 것이고...(아들 하나 더 얻는 기분 )
예비사위 될 딸의 프렌드가 정식으로 인사드리러 내려온단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데... 지금부터 긴장이된다.
무슨 음식으로 대접해야하나 ?
백년손님이라는데 씨암탁은 못잡아도 닭볶음탕이라도
해야하나 ? 중후한 메인음식을 무슨메뉴로 정할까 ? 어쩐지 자신이 없다.
전도 부쳐야되겠고. 나무새와 각종 밑반찬하며.
아 ~ 어떻게 하나 ? 고민이되어 남편에게 물었다.
남편은 한정식맛집 코스요리 하는데로 가서 백년손님에게 대접하잔다.
그게 더 깔끔하단다.
그래도 내마음은 그게 아니다. 장모의 마음은 이런건가 보다.
장모사랑은 사위인가보다
음식솜씨가 많이도 줄었다. 예전같지도 않고...
미각,후각, 다 떨어져 무엇으로 맛을 내고 격조 높은 음식으로 딸의 체면을 세워줘야 되나 말이다.
이건 장모 될 입장일것이고....
딸이 시집갈 그댁의 시어머니가 마침 3월 하순에 환갑이란다. 동갑이라 좋긴하다.
그때 내딸을 보잔다고 하신단다.
딸에게 예비시어머니께 책 잡히지 않도록 행동거지 조심하고
캐쥬얼을 즐겨입는 딸에게 불편하지만 오피스룩으로 단정히 입고 다소곳해야하고
예비시부모님 앞에서 큰소리내서 웃는 일 없도록.. 조용히 조신하게 있어야되며. 특히 잇몸 보이며
웃는 일은 경박함이 보이니.... 내가 애지중지 키운 딸을 남의댁에 보내며 잔소리아닌 훈육을
새삼스럽게 하고있는 나도 좀 어리둥절해진다.
예비시어머니 되실 그분은 당당하게 환갑외식을 하신단다.
동갑내기 사돈은 당당히 외식하고 딸을 가진 나는 집밥을 준비해야 할 고민을 하고...
중요한건 예단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 돈으로 너희 살림 꾸릴 때 요긴하게 쓰도록 하란단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후에 뒷담화가 되지 않을까 ?.
그러나 내가 며늘 볼때 아무 선물하나 없으면 조금은 서운할것 같은
오묘한 마음이 드는건 나도 모르겠다. 속물근성은 없는데......... 결혼문화가 간소하게 바뀌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