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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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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참..


BY 석광희 2013-01-09

친구 중 억척스레 돈만 모아서 돈순이라 별명을 우리가 붙여준 친구가있다

 

몇 안되는 친구들이지만 우린 각양각색의 작은 집합 같으다

 

돈순이   친구는 친정이 아버지의 문제로

언제나 궁핍함에 고약한 성질로 자존심을 대신하곤했다

 

머리가 비상하며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그런 친구였다

우리가 문주란이나 성재희의 노랫말을 노트에 그적거릴 때

돈순이는 우리를 외계인 취급했고 도시락은 혼자 개눈 감추 듯 해 치우고

 

 여학교라 반찬을 보이고 싶지않고 안싸오자니 배가 고팠다고

훗날 돈순이 친구는 말하며 연신 눈물을 훔쳐 냈었다

 

친구는 대학을 간다는건 사치라고 자진포기했고

담임선생님은 매우 안타까워 하셨었다

 

그 당시 집집마다 대부분 형제들이 많던 시절이니

돈순이네도 당연 많고 어머니는 배가 부르신데도 학자풍의 아버지 대신

가장 노릇을 하시던 어른이시다

 

그러니 친구가 돈순이가 안되었다면 그건 이상했을 것이다

 

친구의 어머니는 소위 미제물건을 나까마..라는 곳서 물건을 떼어다

소매로 파셨는데  친구는 학교 졸업 후 친척들에게 융통해서

대대적으로 깡통시장이란 험한 상인들 속에서 스무살부터

몸빼이란 바지도 아니고 치마도 아닌 옷을 입고 완전한 또순이로

마치 세상 돈을 모두 끌어모을 듯  살아 냈다고한다

 

말이 쉽지 어린나이에 여자로 상인들 틈에 끼여 고달프기 그지 없었을게다

 

거의 서른이 다 된 나이에 결혼해서 얻은 아들이 이제 서른하나다

돈순이 아버님께선 말 그대로 학자시고 두뇌도 천재 수준이라 들었다

에혀 그러시면 뭐하시나 어머니 고생과 돈순이 형제들의 눈물겨운 일 들을

 

어쨋든 할아버지와 엄마의 천재성이 돈순이 아들에게 고스란이 간건지

돈순이 아들은 탁월한 명석한 두뇌를 물려받아 명문대 법대 출신이며

돈순이는 강남 건물(말이 건물이지 내 보기엔 빌딩이던데) 몇 개에

그것도 강남 요지고 신제주의 (고 박통이 개발지시해서 붐이됨)땅 덩어리가

엄청나다 들었다

 

 집안과 아들 배경으로  드라마에서나 보는 그런 혼처가

들온다고 친구 중 하나가 배아파 얘기해 줬고(나도 배아팠나 생각 가물..)

 

결혼식장 갔더니 완전 무슨 왕족들 결혼도 그런가 싶게..

친구들이 이구동성 돈이 좋긴 좋네~

 

그리고 서로 연락들이 뜸하고 손녀 돌 잔치를 강남 거시기에서 해서 다녀오고

그게 돈순이 본게 마지막인가? 아마 그런것 같으다

 

사는게 너무 틀려지니 사실 우리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돈순이고

돈순이도 뭐가 그리 아쉬우랴?

그러니 돈순이네 사정을 누구도 몇 년간 몰랐던거다

 

돈순이 며느리는 누가봐도 대단한 명문대 출신에 박사학위까지

일등 신부감이라고 생각했다

 

신혼집도 우리가 평생 안쓰고 모아도 살까말까..

들은 소문이긴해도 아마 비슷하게는 맞을 것 이다

 

어쨋든 아들내외가 잘 살아줬으면 우리 서로 친구들이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하고 간혹 그저 떠올리거나

친구들 만남에서나 소식을 들었을텐데

 

친구 중 소식통 친구가 어느 친구에게 전해준 이야기인즉

 

돈순이 아들이 결혼 직후부터 끌탕을 하더니 결국 헤여졌는데

손녀는 다섯살 손자는 곧 돌인데 돌쟁이 아들은 지엄마가 못 키운다

돈순이보고 데려가라 한다며

돌쟁이 가져서 유산하려 며느리가 고집하자

돈순이 아들이 반대해서 결국 둘째가 태어나고

 

아마 아들은 뱃속아기도 그렇지만 잘해보고 싶은게 아니였나싶다

공교롭게도 돌쟁이 돈순이 손자가 태어나며 무슨면역결핍증?

 

내게 전해주는 친구에게 들으며 기가 막혔다

 

 

돈순이 돌쟁이 손자가 낼모레 돈순이네로 온다고한다

아는체를 할순 없지만 며칠째 기분이 묘하다

 

얼굴 두번 본 돈순이 며느리를 속으로 마구 욕해주고 싶었다

남매를 같이 자라게 해 줘야하며 돌쟁이라도 다 느낄텐데

 

더구나 아직도 수시로 병원신세를 져야하는 아픈 아기인데

이런 엄마는 이유불문하고  납득이 안된다

 

부부일은 부부만이 안다고치자 아이는 무슨 죄로 이런 일을 겪는지

내마음이 이토록 아려오는데 할머니 돈순이는 얼마나 어이상실일까

 

 

 

나도 아들 딸 결혼시킨 사람인지라 내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도데체 대책불가 기절할 일이 아닌가 싶다

 

돈순이가 많이 걱정되지만 건너 들은 이야기라  내색도 못하며

친구가 얼마나 정신없고 허탈할까 싶으다

 

자식이라곤 아들하나 지극정성 모든걸 다 부어 키웠는데

이건 아니지 싶지만 슬기로운  친구이니 잘 해결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