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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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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다쳤어요.


BY 윤아 2013-05-08

 

오늘 하루는 정오부터 지금까지....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엄마에게 내 아이가 다쳤다는 소식은  지옥의 끝으로 치닷는 그 자체 입니다.
정신없이 일을 하던중 한통의 전화 발신음이 그런 소식을전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한체....
여느때처럼 아들이 전화를 한줄로만 알고 생각없이 전화를 받았지만,,
내 아들 태훈이가 다쳤다는 말씀을 하는 담임 선생님이였습니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저 아이가 다쳤으니... 학교로 오셔야 겠다는 말과
급식실에 아이들 인솔하고 가야하니 태훈이 교실에 있게 하겠다는 말뿐....
'아니,,, 아이가 다쳤다는데 다친 아이 혼자 교실에 두고 급식실에 가신단 말이지...'
남편에게 무슨 정신으로 전화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아이 학교로 가는내내 남편 또한 화가 있는데로 난 상태로
"아이가 다쳤으면 학교앞에 치과가 있는데 아이를 우선 데리고 병원부터 가야지...
밥 먹으러 가면서 우는 아이를 교실에 혼자 두고 우리보고 데리고 가라 했단 말이지....!"
시간을 보니 병원 점심 시간에 걸리게 생겨 나 또한 화가 너무 났습니다.
아이의 입속 치아엔 피가 엉겨 붙어 있고, 잇몸은 부어 있었으며,,, 입술언저리엔 피가 그대로.....
이 상태를 보고도 선생님은 점심을 먹으러 급식실에 갔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웠습니다.
병원 알아보느라 정신 없는 와중에.... 선생님께 전화 한통 없는 것은 또하나의 속상함이였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처음부터 지켜 보았던 분이 같이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걱정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서운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4시간이 훌쩍 지난 후 걸려온 선생님의 전화를 확인하는 순간,,,,
아무말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가 되어 무슨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쉬는 시간도 아니고, 학교 공부가 끝난 후도 아니고,,,
수업시간에 아이가 다쳤는데.... 학교측은 이 사실을 알까.....?
어린이집과 학교생활을 비교하는 미숙한 부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두 분야의 선생님의 행동이 비교되는 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집과 학교의 선생님은 다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육하고 교육 시켜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 아니였던가라는 아쉬움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아이가 혼자 놀다가 다쳐도 무슨 죄인처럼 죄송하다고 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는데 반해
학교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아이가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대응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지금 내 마음은....
아마도 아이가 다쳐서 쉼없이 울어대는 모습을 보고 하루종일 지쳐서 그러리라.
그러면서 나는 애써 생각합니다.
선생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으리라...
그러나 다친 태훈이 한명보다 다른 22명의 점심을 챙겨야 하는 의무를 다 한것 뿐이리라...
어찌 되었는지 걱정이 되고 궁금하여 전화를 하고 싶으셨으리라...
그러나 선생님 나름의 사정과 업무가 많아서 그래서... 그러셨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나는 아마도 미쳐 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두군대의 치과에서 진료를 한 결과  천만 다행인 것은 지금 상태로는 신경선도 괜찮고, 치아 상태도 괜찮아 보이지만,,
어린아이의 치아에 충격이 심하게 가해졌기 때문에 통증이 생길수도 있고, 치아의 색이 변할수도 있으니
일주일 정도 지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정도면 하늘이 도운것이라고 스스로 놀랜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렇게 ,,, 그렇게 우리 부부는 서로를 위로하며 남은 시간을 태훈이의 편안해진 얼굴을 보며 애써 웃어 봅니다.
그리고 간절히 바래 봅니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