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동창 친구들이 몇 모인 자리에 나갔더니
다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어디가 아프다' 였다.
고혈압, 갑상선기능 저하증, 고지혈증, 디스크문제에 하다못해 요실금까지
우리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병명도 아주 다양하다
평소에 크게 아픈 데가 없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편이던 나는 별로 할 말이 없어
그저 잠자코 듣고만 있었는데 한 친구가 물었다.
"너는 어디가 아파?"
마치 우리 나이엔 당연히 어디가 아파야하는 것처럼.
"나는 아직은 크게 아픈 데 없이 괜찮아" 했더니 다들 놀라워했다.
부럽다고도 하고.
일찌감치 환자수발을 많이 해봐서 나는 강박증이 있는지라
워낙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편이라서 오래도록 건강에 자신이 있을 줄 알았는데
요즘 들어선 별로 그렇지도 않은 것같다.
우리집 여자들은 갱년기 증상을 특별히 크게 느낀 적이 없다고 했고
하도 바쁘게 살아서 그런지 알지도 못 하는 새에 지나갔다고들 해서
나도 그렇겠거니 했는데 나는 아마 예외인가보다.
이유없이 시름시름 앓거나 매사에 의욕이 없고 기분이 가라앉는 걸 보니
그게 바로 갱년기 증상 중 하나가 아닐까 짐작이 된다.
가끔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들어서
혹시 내게도 뒤늦게 화병이 찾아온건가?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남들에게 이야기하니 그것도 갱년기 증상 중 하나라고 한다.
증상이 참 다양하기도 하다.
겨우 나이 오십초반에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앓으면서 차츰 늙어가는건가보다.
건강하게 잘 늙어가야겠다고, 적어도 남에게 폐는 끼치지 말고 살다 가고싶다고
생각을 해보지만 그게 뭐 내뜻대로 되겠는가?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인지 모르겠다.
자식을 열심히 키워봐도 정답을 모르겠고 내 인생조차도 정답을 잘 모르겠는
이 것이 바로 답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