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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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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무모할까?


BY 매실 2011-11-14

나름 치밀한 A형성격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건 착각이었나보다.

 

내가 늘 영화보는 데 사용하던 오래된 노트북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골골하길래

일단 윈도우를 밀고 다시 깔았다.

데스크탑 컴퓨터는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하면서 시도해봤기에

노트북이라고 뭐 크게 다르겠어?하고 겁없이 덤빈게 잘못이다.

 

아직도 인터넷과 사운드 드라이버를 제대로 못 찾아 깔고 있다.

지금이라도 업체에 맡기고 3만원만 내면 잘 깔아주기야 하겠지만

내가 하다말고 들고가기엔 좀 부끄럽기도 하고ㅠ 그 돈을 투자하기에도 왠지

아까울 정도로 낡은 노트북이라서 망설이게 된다.

 

 지식인에 물어서 해결하려해도 뭐가 문제인지 잘 안되고

제품 홈페이지에 가서 드라이버를 다운받아도 안되고 문제해결난을 찾아서 다른 드라이버를

깔아도 안되고 요지부동이다.

 

살살 달래서 바이러스 치료를 더 해볼걸~~~괜히 일 저질러서 피곤하게 됐다.

후회막급이다.ㅠ

 

/

 

그제는 갑자기 먼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져서 어릴적 친구가 사는 영월엘 가기로 했다.

지도상으로 보니 길도 단순하고 만만하게 보였다.

 

그런데 이 좋은 가을날에 너무 만만하게 본 게 큰 잘못이었다.

 

좀 더 이른 아침에 출발했어야했는데 어쩌다보니 다소 늦은 9시에 집을 나서고 말았다.

그 때라도 빠른 판단을 해서 다음으로 미루든지 기차를 타든지 했어야했다.

 

강아지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 못 가게 할까봐 나름 머리를 굴려

강아지를 데리고 가기로 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가 없어서 그냥 길을 나섰다.

 

도로는 점점 더 주차장으로 변해가고 수동기어인 차를 운전하자니 벌써부터 허리는 아파오고...ㅠ

강아지는 옆에서 한참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차속에 있고 어딘가로 달리고 있으니

이상한지 자꾸만 달려들어 핥고 머리를 끄잡아당기며 보챈다.

주인 잘못 만나 고생이다.ㅠ

 

그렇게 다섯시간이 넘어 오후3시쯤에야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기다리던 친구는 눈이 빠질 뻔 했을 거다.ㅎ

 

그런데 문제는 그제야 점심을 먹고 나면 해질녘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

요즘 해가 너무 짧아진 게 원망스러울 지경이지만 늦게 도착한 내 잘못이 크지.

 

가보고 싶은 곳은 많이도 검색을 해봤건만 달랑 한군데 가고 나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ㅠ

 

그제야 앗차싶다. 아이고 이게 뭐람 겨우 한군데 보자고 그 먼길을 달려오고

또 그 길을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너무나 아쉬운 맘이 들어서 내년에 다시 한 번 기차타고 오기로 했다. 

 

늦은 점심을 먹은 탓에 저녁은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내려갈 때보단 조금 나았지만 중간 중간 막혀서 총4시간.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며 내몸을 달래고 강아지를 달래서 돌아오는데

아...미련한 나...이런 걸 예측을 못 하고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왕복 도합 9시간 정도를 혼자 운전을 한 것이다.

두세시간만 운전을 해도 허리가 아파서 애를 쓰던 내가 그렇게 오래 운전해보긴 평생 처음이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게 마련이라더니....ㅠ

 

원래 내비게이션에 의존을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모처럼 이용하려니

이것이 자꾸 엉뚱하게 알려줘서 눈을 부릅뜨고 이정표를 노려봐서 그런가?

눈도 아프고 머리도 띵~하지만

그래도 가으내내 운동을 한 덕분인지 허리는 안녕하다.다행이다.

 

오랜시간 나와 함께 하느라 고생한 강아지에게도 참 미안하다.

미안해...다음부턴 안 그럴게.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