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자르러 잠시 나갔던 아들이 돌아와
"요즘 훈련중인가봐요.길가에 군인들이 검문을 하고 있는데
더워서 그런지 너무 지쳐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군인은 눈에 힘주고
안 힘든 척 하고 있어야 하는데 군기가 너무 빠졌더라고.ㅎ
그래도 남들은 다 편하게 사는데 군대 와서 고생하는 거니까
불쌍해서 주머니를 털어 아주 손이 시려서 들지 못할 지경인 이온음료를
두 캔 사서 갖다줬어요.
원래 민간인이 주는건 받음 안되지만 고생많으시다고 수고하시라고 하면서
건넸더니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얼른 받더라고요. 워낙 더웠거든요.
얼마나 목이 마르겠어요? 아주 시원해서 행복했을거야.
그런데 조금 더 오다보니까 세 명이 더 있었어요.
돈이 더 이상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냅다 와버렸어요ㅎ" 한다.
"그래 잘 했다. 나부터도 생각만 하고 그치게 되던데 실천에 옮겼으니
잘 했다.울아들은 역시 인정이 많아. 너 군대생활 하던 때가 생각나디?"
"그럼요.민간인들이 고맙다 수고한다 한 마디 해주면 얼마나 기운이
나는데요. 힘들다가도 그런 소리 들으면 갑자기 힘이 안 들어요."
그래선지 차를 타고 검문소를 지나가다보면 나더러 빨리 창문 내리고 수고한다고
말하라고 난리다.ㅎ
사람이 힘든 시절을 겪어봐야 남을 더 배려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