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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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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530일


BY 박애경 2011-04-26

 택배를 보낸다

시계 , 렌즈세정액 , 세안제 , 빨래망 , 편지봉투~~~~

요즘 군인은 집에서 쓰던 세안제를 써야하고 , 불편한 무엇이 있으면 집에서 조달하여

불편함을 얼른 메우려 한다.

30년전 울오래비 군생활 하던 시절에 집에선 위문편지  조차 썼는지 아리송송한데 말이다.

지난 시절 생각하니 편지조차 안썼던 오래비께 미안한 맘이 스멀스멀 올라오기까지 한다.

그 때 못썼던 편지를 지금 보내면 오래지가 반가운 맘으로 편지를 받을까?

 

 봄비가 장마비 오듯이 주륵주륵 쏟아지는데

비오면 군에 있는 내아들은 어떻게 훈련을 받을까가 젤 먼저 근심되고

혹시라도 야외 훈련 중이라 야영 하는데 눅눅한 막사에서 ~~~~~~

사나이가 돼 가는 과정이겠지만 사나이 이기전에 내 아들인걸!!! 어쩌겠는가!!!

 

 어제 퇴근한 남편 하는말이 사무실 상무님 아들도 군입대를 했더란다.어제

공군을 가는데 진해로 입대를 했다나.

난 얼른 받는다. 그 집아들처럼 직장생활(공무원)하다 입대 하는 거라면 눈도 깜짝 안한다고

대학 1년 다니다기 공무원 시험 합격해서 학교 휴학하고 공무원으로 3년여를 근무하다가

약간은 늦은 입대를 하는것이기에 말이다.

난 이기적이고 얌체인게 맞나보다.

 

 남편은 늦게 들어와도 늦는단 전화 한통없이 들쭉날쭉한 시간에 퇴근을하고

딸애는 중학생이 되니 학원에 들렸다 오느라 9시가 가까운 시간에 들어노니

내 저녁시간이 허전해지고 집에 일찍 있어야 할 당위성이 없어져서

허둥대거나 우울모드에 빠지고는 하는 봄밤들이다.

동강둔치에 최장 섭다리가 놓였다기에 사부작사부작 관찰을 나가는데~~

다리에서 바라보던 섭다리는 물위에 뎅그라니 놓여서 무서울것 같더만

막상 다리에 올라서니 물이랑 그리 떨어지지 않아 -그제 내린 봄비에 물이 늘었나보다-

무서움은 없다.

다리발을 Y자로 세워서 교각을 만들고 그위에 소나무가지들을 촘촘히 덮은 뒤에

흙을 펴서 마무리를 하다보니 풀렁풀렁 마치 물웅덩이를 진흙으로 메우고 그 위에 마른 흙을

덮어서 걸으면 느껴지는 풀렁풀렁한 그 느낌이 되살아나고 있어서 장난끼마저 발동하여

모둠뛰기를 하니 움찔움찔 다리가 살아난다. 난 10살 아이가 되어 다리를 건넜다.

그 다리 끝 둔치로 올라서는 곳에 냉이꽃이 통통하게 피어나고 있어서 저절로 꽃대를

꺽어 움켜쥔다. 한웅큼만 꺽으면 한끼의 된장국을 끓일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손전화가 울리기에 꺼내보니 아들이다.

뭐하냐기에 동강둔치에서 냉이꽃을 따고 있다하니 그걸 뭐하냔다

도회지 사람은 절대 모를,  시골 출신들만 아는 비밀 . 이 냉이꽃으로 국을 끓이니라.

아들의 하소연인 즉슨  면회때 사다준 빨래망을 누가 가져 갔다는거다

누가 더 필요한 사람이 가져갔겠지란 내말에 아들은 짜증이 난다고.

그런 아들을 보며 잠시  저 나이의 나는 더 댕댕대고 짜증내고 속상해 해겠지란 상념에 젖는다

이젠 그런 아들을 위로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에 그런 걸까? 아님 세월에 잘 딱여져서 일까?

그일에 짜쯩이 난다는 아들애가 조급해 보이고 , 덕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면서

입에선 위로의 한마디 . 짜증내지 말아라 그런걸로 짜증내면 너만 힘들단다.

 

 동강 둔치를 따라 내가 그동안 모르고 있던 길이 펼쳐져 있기에 따라 걷는데

오랜세월 고운 모래가 퇴적되어서 굳어진 길이라 흙길을 걷는 발의 감촉이 그리 좋을수가 없다.

얼마만에 느껴 보는 자연의 감촉이련가!!!  그길이 끝나는 곳까지 걸어본다.

강이 넓다 보니 하류쪽으로 갈수록 강바닥은 밭으로 이용되어 초록의 보리가 3000평은 됨직한

면적에 펼쳐져 있어 저 아래쪽  남해의 어디메쯤인냥 착가마저 일으키는 가운데

어둑해진 그길을 따라 다시 섶다리에 이르러 산책은 마무리 된다. 한손엔 움켜쥔 냉이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