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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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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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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564일)


BY 박애경 2011-03-23

 남편님께서 교육을 갔다. 자그만치 일주일이나.

그러면 룰루랄라 신바람이 나얄텐데 퇴근 시간이 지나도 집에 갈 맘이 없어서 모니터에만 이리저리

눈동자를 주다가 어둑해져 갈때야 사무실을 나서는데.

 열고 들어 가는 현관문이 유난히 궹한게 적막이다. 다른 날이라고 다르지 않은 상황이건만

딸아이 올때까지의 시간이 지루하다. 미역국을 한솥 끓였 놓았으니 저녁 준비 할일도 없고.

남편에게 어줍잖은 전활해서 적적하다고 하소연을 하며 잠깐 머릿속에 스치는 상념이랄까

왜 지금처럼 빈자리를 허전해 하며 살지 못하고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며 살아 왔던고.........

쬐끔은 철이 들어 남편의 존재감을 인정하게 되고 지나온 날이 후회 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시간의 수레바퀴를 되돌릴 수는 없을테니 앞으로의 시간이나마 낮은 자세로 살아야겠단 각오까지

 

 낡은 수첩을 뒤져 20년전 큰아이 어려서 같이 애키우던 동료(남편) 부인에게 전화를 넣어 본다

손전화도 아닌 유선 전화인데 그 목소리가 들려오니 무지 반갑다  번호가 20년전이랑 똑같은게.

1년이란 짧은 시간을 공유한 삶이었는데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것은 아이들의 성장이 삶 속에

녹아 있기때문인가보다 .

울큰애가 갓난아기 였을 그당시 애들이 고마고마해서 잘 어울려 다녔는데,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이  인기리에 방영되던 때이라  (최민수,이순재,하희라,김혜자 등이 출연한)

갓난아이 발이 얼마나 컸었길래 <대발이>이란 별명을 그집 남편이 울애에게 부쳐줬다.

5~6년만에 통화를 해도 인사가 대발이는 이었으니~~~~~

그 대발이가 지금은 군복무중이란 소식과 그집 큰애가 서너살 이었었는데 지금은 졸업하고

<0000공사>에 취업이 되었다는 소식에 무지무지 부럽고 또 부럽고 한걸보니 내게도 대발이의

취업이 현실이기 때문이리라.

 

 아들녀석에게서 이틀째 전화가 없다.. 햇병아리 노란 완장을 떼더니 본격적인 쫄병생활이

시작 된것일까?  제가 필요하단 문구류랑, 렌즈보관액, 비상약품, 시계 (입소할때 사가지고

간 시계가 약이 떨어졌는지 신병교육대에서 벌써 섰단다) 그리고 쵸코파이를 넉넉하게

넣어 보냈는데 받아는 본건지 궁금하구만 전화가 없다.

일방통행이 이렇게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 그 원망을 국방부에 삿대질을 하는,  세상에 아들은

혼자 둔 엄마마냥,  별별 생각을 하다보니 딸아이 오는 소리가 난다.

딸애 앞에서 오빠 걱정을 할라치면 시샘을 하는 통에 푸념도 가려가면서 해야기에

애써 상념을 지워 버리고 적막한 현실로 되돌아 오는 나.

아들아!!! 너 뭐 하는 중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