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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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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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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페이퍼


BY 박애경 2011-02-07

 설 연휴가 길기도 하여 한참 오랫만에 카페에 들어가 보았다.

아들 속한 중대의 카페담당 조교가 10박11일 정기휴가를 1월31일까지 다녀 오는

바람에 18일 이후의 소식을 전혀 모르다가 들어가니 밀린 사진이 모두 올라와 있다.

화생방 훈련,주간행군,각개전투,경계근무,설날연휴 끝날에 관광(?)행군의 사진까지~~

방독면을 쓰고 웃는 모습이 올라온 아들애 사진을 보고는 딸과 서로 저를 보고 있는

 사진이라고 논쟁을 하기도 하면서 아들찾기 놀이를 했다.


 

두타연으로 휴식행군 하는 모습을 보니 간편한 운동복 상의에 바지는 군복을 입고

허리에는 탄띠를 매고 수통 하나 찬 모습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군가를 부르며 걷는다.

분대별 단체 사진을 보니 짖궂은 포즈를 취하며 찍은 아들이 해맑게 웃는다.

그~~~으~~래 ! 현재의 시간을 즐기거라. 자대에 가면 층층시하 가장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명절 쇠러 가면서 엽서를 20여장 준비하여 갔다. 만나는 이들에게 한장씩 부탁하려고.

시댁쪽에선 식구가 단촐하여 3장을 받았고, 친정쪽에 가니 식구들이 버글버글

세배가 끝나기 무섭게 엽설 내미니  사촌언니까지도 기꺼이 한장 쓴다.

근데 동생이 이것보단 롤링페이퍼를 만들잔 제의를 한다.

동생은 친구가 군대에 갈때 동생이 직접 4절지를 준비해서 송별식하는 식당에서

참석자는 물론 옆 테이블에 있는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받아서 2장이나 해줬단다.

그걸 받은 친구는 감격에 또 감격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얘길 한다며 하잔다.

당장 4절지를 구할수는 없고 벽에 매달린 달력을 한장 찢어서 한마디씩 쓰기 시작했다.

오빠내외,언니,우리내외,사촌언니 둘,조카들이 군대 다녀온 녀석 한명,대학생,고등학생

두명,중학생,초등 등등 모두 14명이 한장을(농협달력) 금방 채우는데 ~~~~~

군대 다녀온 조카는 "  이 안을 잘봐 아무것도 안보이지  이게바로 네게 남은 군대기간이야"

압권이다.

그래도 모두 애정어린 한마디씩 쓰는걸 보니 내아들이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구나!

란 생각에 새삼 가족들의 사랑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 페이퍼를 받고 동료 훈병들에게 우쭐거릴 아들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내가 기분이 업되어

직접 편지를 들고 훈련소로 배달 가고픈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