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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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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출근


BY 라니 2010-12-31

                             

 

                                    

위대한 출, 퇴근

`눈만 뜨고 그대로 멈춰라!` 를 하는 것도 아닌데

몸이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날도

단번에 일으켜 지는 날도

식탁에 반찬 가짓수가 많은 날도

아님

계란 후라이 하나인 날도

전복죽으로 환영받는 날도

어제 급식에서 먹은 국이랑 같은 거라고

투덜거리는 소리 듣는 날도

밥 대신 빵이나 우유에 씨리얼 먹고 학교가면

2교시면 배가 고파진다는 아이들

오히려 토스트 한 조각이면 더 좋은 남편과

국물이 없으면 밥이 안 넘어 가는 나

3구짜리 가스레인지가 얼굴 벌게지며 바쁘며

가볍게 차려지는 아침밥상의 날과

엄한 냉장고 문만 열었다 닫았다.

투덜거리며 툭툭 던지는

아침밥상에 나타나는

엄마의 기분으로

온가족의 하루가

시작되니

맘대로 표현 할 수 없는

아침기분

고등학생 큰 아이가

두어 차례 들락이며 준비물을 챙겨 나가고

세탁기의 마지막 소리음과

날렴하게 툭툭 털어내는 소리에

옷걸이에 걸려 진 빨래들을 배란다 건조대로 이동시켜주는 남편

음식쓰레기와 함께 남편이 나가고

진공청소기와 바쁨을 나누고

헤어드라이기의 소음 속에 눈인사로

작은 아이 나가고

tv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가늠하며

화장품 하나씩 찍어 바르고

옷 찾아 입고

겉옷을 걸칠 즈음

지하철에서 나만 웃기는 차림은 아닌지

거울에 물어보지만

별다른 묘수가 없어

그대로

아줌만데..

나에게 머무를 시선이 있겠어?

각종 스위치,

마지막으로 가스 벨브

확인하고

엘리베이터 눌러놓고

이제야

휴~

한숨 돌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