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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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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152


BY 미르엔 2012-04-06

투잡으로 버티고 있는 요즘

밤샘 알바를 마치고 아침8시가 가까운 시간에 나는 퇴근을 하는 길입니다

물론 평소라면 새벽6시쯤 퇴근해서 한두어시간 잠을 청하고 출근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오늘은. 지난밤에 하는 알바가 늦게 끝나서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집으로 행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길 모퉁이~~

모자를 눌러쓰고 거무스르한 수염에 피곤한 기색이 가득한 내 앞에

갑자기 아내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른아침 서둘러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바로 출근을 하던 아내와 마주친 것입니다

 

최근들어 외식도 줄이고, 같이 외출도 줄이다보니

밖에서 아내를 만나게 되는 것이 너무 생소한 순간...

아내 또한 저와 마찬가지의 느낌이 들었던 것일까?

 

내 앞에 서있던 그여인~ 그러니까 나의 아내는..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빼고는...

"피~식~" 조금은 어색한듯한 웃음으로 보이며

길모퉁이 한켠으로 종종 사라져 버렸습니다

 

좀 당황스러웠던 나도 소리없는 웃음으로

출근하는 아내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왠지 모를 설레임과 낯선느낌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는데...

하지만 그 기억이 하루종일 내게 남아있지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아내의 옛날모습...

그러니까 첫만남에 수줍어 했던, 아내의 모습을...

십수년이 지나 다시 들여다 본듯한...

그런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