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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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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138


BY 미르엔 2011-08-31

일년에 딱 한번 낫을 들게 됩니다

산이 높은 곳의 인적조차 끊어진 거기에

조상의 묘가 있습니다

 

아버님도 잘 모르는 그냥 어려서부터 알고 있는 조상의 묘라고 합니다

예초기도 들고 갈 수 없는 산길이라

낫을 들고, 길도 없는 산속을 뚫고 가야 합니다

 

그렇게 산길을 뚫고 벌초를 하고 나서

친치들과 주고받는 술잔이 늘어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취했나 봅니다

 

지난 일요일 벌초를 한 후 나도 모르게 취해서

눈을 떠보니 나의 집이 아닌

내 부모님의 집에서 잠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른 새벽길을 뚫고, 먼길을 운전하며 출근을 하러 집에 들어왔는데...

벌초하느라 고생했을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술에 취한 나를 탓하는 아내의 눈길이 너무도 차갑기만 합니다

 

하루, 이틀, 삼일...

벌써 삼일이 지났는데...

차가운 아내의 눈빛이 풀리질 않습니다

 

참으로 미련한 남편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풀어질지...?

3일이 지난 지금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 당신은 어째서 벌초만 하면 그렇게 술에 취해야 하는데..." 라는

아내의 핀잔을 들어야만 했기에..

더더욱 이번에는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8월하고도 말일이라서,,,

좀 바쁘다는 핑계를 문자로 대신하고...

아주 현명하고 지혜로운 해결책을 찾아 머리를 굴리는 지금입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아보는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