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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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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76


BY 미르엔 2011-03-08

혹시 유서를 써 본적이 있는가?

 

십수년전 결혼후 한두해가 지나서

아내와 내가 서로를 위해 종신보험을 들게 되었을 때

보험회사에서 약식으로 유서를 써야 한다고 하여

유서를 써본 적이 있다

 

참 별것 아니라 생각했었는데

펜을 들고 막상 유서를 써 내려가려니

마음이 너무도 무겁게 느껴지던 그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그리고 또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이 세상에서 내가 없어졌을 때를 생각하며 적어가는 몇줄의 짧은 글에서

나는 더욱 더 짙은 삶의 애착과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 자기 뭐라고 썼어~? " 아내가 내게 유서의 내용을 물었을 때

" 뭐가 궁금해서 묻는데..그러는 자기는 뭐라고 적었니? " 라고 아내에게 묻자

" ㅎㅎ 보험금은 모두 아이에게 주라고 써놨지~~롱 !! " 이라며

나를 놀려대던 기억이 난다

 

자신의 의지이던 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연처럼 필연으로 한번쯤은 세상과의 이별이 약속되어 있는 인생인데...

그동안 잠시 잊고 소홀했던 것들은 없었는지...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서너번은 마주쳤던 사무실 근처의 슈퍼마켓의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