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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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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75


BY 미르엔 2011-03-07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체력이 딸려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술을 먹게되면 어느순간부터의 기억이 없다

그렇다보니 술을 한잔하고 난 다음날

아내와 주고받은 대화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도 많은데...

 

가끔은 술을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술이 깬 아침날은 조마조마하다

혹시라도 내가 무슨 말 실수는 하지 않았는지....

또 중요한 이야길 들었는데 기억을 하고 있지는 못한건지...

 

" 저~ 그러니까...음.. 어제 말이야..? "라고 주저주저 하며 아내의 눈치를 본다

" 응? 어제? 뭐? " 라고 아무일 없었던 듯 출근길 아내는 대꾸를 한다

" 아냐~ 됐어~ 뭐 그냥.... " 이라며 다시 주저주저하는데...

눈을 비벼대며 일어난 아들녀석이...

" 아빠 이젠 술 그만 먹어라.. 씻지도 않고... 지저분하다.. " 라고 놀려댄다

" 글구 엄마한테 뽀뽀는 하지마~~, 엄마 입술이랑 쭈쭈는 내꼬야~ "

이참에 확실하게 엄마가 자기것이라고 못박아 놓을려는 듯 아들녀석이 큰소릴를 친다

 

평소엔 항상 씻어야 잠을 자는데...

술기운에 씻지도 않고 아들녀석이 보는데서 아내에게 뽀뽀를 한다고 그랬었나 보다

 

" 들었지? 이젠 술 좀 적당히 마셔~ 글구 아들이랑 싸우지 좀 말고~ "

술만 먹으면 아내를, 아들에겐 엄마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우리 부자를 보며

아내가 한마디 한다

 

넉넉하진 않지만...

항상 무엇엔가 쫓기듯 힘들게 지내는 날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부대끼며 지낼 수 있는 순간순간이 내겐 행복이라 생각한다

이것들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처절하고 힘겨울수록

더욱더 크게만 다가오는 이름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