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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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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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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34


BY 미르엔 2010-12-30

 

몇일이 지나도, 한두달이 지나도

아내는 날마다 청소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내의 손길이 가지 않은 곳들이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다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구석구석 수북히 쌓인 먼지들이

눈에 거슬릴 때가 있습니다

 

" 허허 저건 쌓아두었다가 나중에 국이라도 끓여 먹을라고 그러시나~~? "

비아냥 거리듯이 웃으면서 한마디 아내에게 건내면

" 그러게~~ ㅎㅎ, 국거리가 늘어나서 보기 좋구먼~~

  시어머니 처럼 잔소리 하지말고 당신이 좀 치워주면 안되나~~? "

삐친듯이 아내가 뾰루퉁하게 한마디 합니다

 

내심 오기가 생겨서

" 그래 누가 치우는지 한번 두고보자 " 라는 생각으로 딴청을 합니다

그러고 또 몇일이 지나 생각이 나서 보면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이 수북히 쌓인 먼지가 그대로 있습니다

 

" 에궁... 그래 내가 졌다, 마님 내가 졌소이당~~ " 크게 한마디 외치고는

걸래를 들고 보란듯이 쌓인 먼지를 딱아냅니다

 

알고 있습니다

남편도 그렇듯이 아내도 하기싫은 것은 절대로 하기 싫다는 것을...

정말이지 하기 싫은 것은 죽기보다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가끔은 쓸데없는 오기를 부려보기도 하지만

또 그렇기에 가끔은 아내에게 억지로라도 져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것보단

가끔은 져주는 것도 이기는 것보다 큰 힘이 된다는 진리를 생각하며

먼지처럼 수북히 쌓은 눈길을 가로질러 출근한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