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사다주는 옷가지들...
잠바, 티셔츠, 바지.... 하다못해 속옷까지도...
신기하게도 척척 내몸에 딱~ 맞고, 내게 잘 어울리고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 뿐입니다
그런데 결혼생활 십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나는 아직까지 아내의 속옷에 신경을 써보지 않았다는 사실...
어떤 종류의 속옷을 아내가 좋아하는지...
하다못해 아내의 속옷 사이즈가 어찌 되는지...
아직까지 모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아직 한번도 아내의 속옷을 사기 위해 매장에 가본적도 없지만
매장점원이 아내의 가슴사이즈를 묻는다면
" 글쌔...요.." 라며 손을 움켜쥐면서 " 이정도..? " 라며 얼버무려야 할 상황입니다
가끔 빨래줄에 걸려있는 아내의 속옷들을 무심코 지나쳐 버렸었는데
이젠 아내의 팬티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사이즈가 얼마나 되는지도 한번쯤은 아내 모르게 살펴봐야 할까 봅니다
크리스마스 때 선물하고도 욕을 먹는 것이 꽃선물이라는데...
그래서 이번엔 아내에게 속옷이라도 하나 해주려 생각하다 보니
십수년간 나의 무심함을 뒤돌아 보게 되는 하룹니다
말로만 한 집안의 가장이고, 책임을 진다고 했을 뿐
진정 소소한 것들에 무심하게 지나쳐 버렸던 세월을
아내는 묵묵히 참고 지내왔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