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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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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18


BY 미르엔 2010-12-07

 

"에구구~` 냄새야~~

자기 정말 또~~~ 정말 자꾸 이럴꺼니...?  내가 지친다 지쳐...ㅜㅠ" 라고

투덜거리는 아내의 소리가 조용했던 집안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잉~ 아빠 웃긴다... 또 그랬구나..히히히~"라고

아들녀석까지 비웃음을 날리며 껑충껑충 뛰어다닙니다

 

화장실에 볼 일이 있어 들어갔던 아내의 날벼락 같은 소리는

다름이 아니라 내가 저녁식사후에 큰일을 보고

변기에 물을 아차하고 내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가끔, 아주 가끔 있는 나의 실수이긴 하지만

매번 그럴때 마다 아내는 뭔가 크게 잘못된듯

아주 난리를 치곤 합니다

 

돌이켜 보면

같이 지내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것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양말을 벗어 세탁기에 넣어주면 좋겠다는 아내의 요구가 수차례 있었지만

난 아직도 무심결에 양말 두켤레를 돌돌말아 농구하듯이 욕실 앞에 던져 버리곤 합니다

 

그렇다고 아내도 모든 것에 완벽하진 않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차한잔을 마시고 나면 항상 옆에 컵을 그대로 두는 버릇이며....

반지나 귀고리 등을 아무렇게나 내려놓은 것 등등....

 

"아들 우리 누가 오래 싸는지 시합한번 할까?"

"좋아 이번에는 내가 꼭 이길꺼야...아빠 어서 덤벼봐~~"

변기앞에 버티고 서서 큰소리로 구박을 하는 아내의 말을 뒤로하고

아들과 나는 변기로 달려가 오줌오래싸기 시합을 한판 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으로 아내만 혼자가 되어 거실로 나갑니다

하긴 그도 그럴것이 아빠나 아들이나

둘다 아랫도리를 내리면서 화장실로 들어서니

부자간의 꼴이 말이 아닌 상황이니까요 ...^^

 

가급적이면 있어야 할자리에 항상 있는게 좋다는 나의 주장과는 달리

피해만 안주면 나는 내가 놓은 것들을 모두 기억하니까

너무 민감하게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 말하는 아내의 주장이

십년이 넘은 세월인데도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어느정도는 포기하고 지내야 하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납니다

서로에게 어느정도는 인내하고 지내야 하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