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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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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3


BY 미르엔 2010-11-15

주말저녁....

아내가 저녁을 하기 귀찮다며

다른 무엇인가를 먹고 싶다고 넌저시 말을 꺼낸다

 

나또한 그런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같은 경기에 한번만 꾹~ 참으면 될텐데...하는 마음으로

무심히 TV만 쳐다보고 있던 터였는데....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넘어가자니 뒷탈이 무섭고

그렇다고 덩달아서 "그래? 그럼 우리 맛있는거 먹자~~" 라고 말을 하려니

현찰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내심 큰 결심을 하고 "그럼 우리 뭐 먹을까?"

아내는 "나는 **치킨의 파닭~~" , 6살배기 아들녀석은 신이나서 "피자~"

그리고 나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순대국에 소주한잔~"

 

셋이서 한가족을 이루고 살면서도

서로가 다른 무엇인가를 먹고픈 욕구를 하나로 통일시켜야 했다

피자는 좀 짜고 저녁대용으로는 좋지 않을듯 하여 아들녀석의 의견을 돌릴수 있었는데...

이왕이면 아내의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그럼 자기 말대로 파닭으로 하자~~" 라고 말을 하는 순간

아내도 "자기가 좋아하는 순대국으로 하자~"라고 동시에 말을 꺼낸다

 

"그냥 자기가 좋은 것으로 하자~~ 그런데 카드는 있어도 지금 돈은 없는데~~"라고

나는 주저하듯 말을 했는데...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아내는 주문을 하지 않고 있더니...

"그냥 우리 밥이나 먹자~"라며 주방으로 향합니다

 

아주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아내는 "우리 아들 뭐 맛있는 걸 해줄까?"라고 저녁주문을 받으며

환한 미소로 아무일 없던듯..

"그냥 잠시 참으면 되는데 김치찜 해먹자" 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나를 달래는 듯한 아내의 모습이 예쁘게 느껴집니다

 

아내는 분명 무엇인가를 먹고 싶었을수도 있겠으나

매일 같은 시간에 저녁을 준비하고, 반찬거리를 걱정하고

설거지를 해야만 하는 일상에서 한번쯤은 벗어나고픈 마음이 앞섰을터인데...

 

"아들~ 우리 누가 청소를 잘하는지 시합한번 할까?" 라며

아무일도 없던듯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는 시간에 우리는 신나게 청소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