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를 배우고 싶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이렇게 해만 넘어가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시나리오를 베껴보라고.. 그러다보면 시나리오쓰는법을 알게된대요.
처음으로 고른 시나리오가 바로 최인호의 겨울 나그네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감명있게 본 영화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겨울 나그네
작품의도
겨울나그네는 한 남자 박현태가 그의 젊은 날 순수의 상징이었던 친구 한민우에게
보내는 진혼곡으로 출발한다.
민우와 현태는 그들 인생의 황금기에 몰아쳐온 청춘의 마성적 열병에 떠밀려 각기
빛과 어둠의 세계로 갈라진다.
하나는 빛에서 태어나 자신의 마성에 끌려 어둠으로 추락해가고, 하나는 어둠에서
태어나 끈질기게 빛의 세계에 매달린다.
두 여자 다혜와 은영이 이 빛과 어둠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네개의
인간형으로 우리의 삶을 표현한다.
우리는 모두 그들중의 하나에 속할것이다.
겨울나그네는 이 네 사람이 만드는 현란한 관계곡선을 통해 파멸해가는 순수를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순수의 파멸에 던져줄 구원의 가능성을 찾아봐야
한다.
줄거리
대학시절, 민우와 다혜의 첫사랑이 시작되던 날, 현태는 어두운 예감을 받는다,
그들의 운명은 동시에 시작된 사랑으로부터 출발됐다.
사랑의 시작과 함께 민우의 신상에는 불행한 사건들이 잇따라 닥쳐온다. 그것은
민우의 잠자는 마성을 일깨워 그를 기지촌의 어둠 속으로 잠적시킨다. 그때, 현태는
사라진 민우와 남겨진 다혜를 보는 두 개의 다른 심성을 자기 안에서 보게 된다.
기치촌의 여자 은영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민우에게 강렬한 애정을 느낀다. 그녀는
최초로 찾아온 이 사랑을 향해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다혜는 첫사랑의 도취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생긴 비극들을 감당 할 수 없어 현태에게
의지하게 된다.
현태는 민우의 행방을 찾는 일에 게을러지는 자신이 고통스러워진다. 이 와중에도 그는
출세를 위한 사회와의 절박한 승부를 시작한다.
민우는 점점 기지촌의 룸펜으로 전락해간다. 그는 은영과의 관능적 관계에 자학적으로
빠져든다. 그것은 은영에게는 그녀의 생에 대한 마지막 도박이 된다.
다혜는 차츰 현태의 접근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현태는 민우에 대한 순수와 다혜를 향한 욕망이 충돌하는 자신의 양면성에 전율한다.
그 무렵, 또 한차례의 사건에 쫒기던 민우가 홀연히 다혜 앞에 나타난다.
그토록 갈망하던 재회가 이루어지지만 그는 다시 홀연히 사라진다. 오랜 감옥생활을
마치고 민우가 출감했을 때, 은영은 그의 아이를 기르고 있다. 그런 은영에게서 민우는
미쳐서 죽은 어머니의 실체를 본다.
현태와 다혜는 차츰 민우의 비극을 잊어간다. 그들의 미묘한 교제가 이루어져갈 무렵
민우와 은영의 소식이 날아든다, 그리하여 이들 네 사람이 청춘이 지나간 빈 자리에
비로소 모인다.
그러나 그들이 확인한 건 참담한 혼돈뿐 -
그 겨울, 현태 앞에 다시 나타난 민우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형편없이 전락한 민우에게서 현태는 지난날 자신의 소중한 분신을 발견하지만, 냉정
하게 그를 되돌려보낸다.
같은 날, 그는 다혜에게 전격적으로 구애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불어닥친 생의
소용돌이들 -
몇년 후,
현태는 놀랍게 변모한 은영의 방문을 받는다, 그녀의 입에서 민우의 충격적인 죽음이
전해진다. 단 한 번의 희망을 상실하고 다시 기지촌의 여자가 된 은영 - 이제는 현태의
아내가 된 다혜 - 그리고 모든것을 다 이룬 현태 -
그때 현태는 단 하나 자기가 상실했던 부분이 죽은 민우의 어린 아들 속에서 자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