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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편지


BY 박시내 2010-11-15

프랑스에 사는 언니와는 미니홈피 방명록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데

 

언니는 원래 약간의 곱슬머리여서 항상 매직파마를 한다.

 

근데 이번에 웨이브파마를 했다가 낭패를 봤다며 보낸 편지글이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서

 

(언니는 너무 심각한데 왜 난 자꾸만 웃음이 나는걸까?)

 

이곳에 옮겨봤다.

 

 

내가 쉬는 동안 이곳은 매일매일 비가 내리는 우증충하고 음산한 날씨의 연속...
날씨도 처량스럽고 비바람까지 부는 날씨땜에 몇일간은 밖에도 안나가고 집에서 쉬었는데...
어제 모처럼 토요일날 기분전환겸 중국촌에갔다.
숱이 없어서 짝 달라붙는 초라한머리를 파마를 할려고...
중국촌에 있는 미장원에선 굵은 웨이브파마를 하면 숱도많아보이고 어쩌고 저쩌고...해서 파마를 했거든..60유로. (한국돈 9만원)
난 보글보글 하는 파마는 싫다고하니까..굴게 웨이브가 져서 자연스럽다는둥..어쩌고해서 큰맘먹고 한것인데...
허거덕---
파마를 한후에 거울에 비친 내모습...에 놀랐다.
"미친년"같은것이다.
어쩔수없이 집에 돌아왔지만..
웨이브는 커녕..내가 너무나 싫어하는 곱슬머리가 온통 부굴부굴...
왜 난 파마머리가 안 어울리는것일까?
정애는 파마한 머리가 너무나도 잘어울리는데...난 정애 머리처럼 할까..라고 침을 참키면서 파마를 했었는데...
차라리 숱이없어 달라붙더라도 옛날 머리모습은 단정하기라도한데..
아무리 거울을 보아도 머리를 부시시하게 산발한 "미친년"모습인것이다.

오늘 오후에 작끄가 지네 부모네집에서 돌아왔다.
난 그때 청소기를 돌리고 있어서 작끄가 현관에 들어오는 소리조차 못 들었다.
근데.."어 !!!!"하는 소리가 들리는것?
작끄가 내 모습을 보고 놀라는 소리였다.
"웬일이냐? 꼭 머리가 보글보글 부시시 꼭 정신나간 여자처럼 보인다.."라고 한마디.
정신나간 여자라면 미친년같다는 소리인것?
허거덕...나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후회막심이었는데..남들이 보기에도 이렇게 흉한모습?
식은땀이 나면서...
이곳에 있는 한국미장원에 전화를 해보았다.
파마머리를 다시 풀을수있나요?라는 내 질문에
미장원여자는 내일 방문을 해서 머리상태를 보여달라는것이다.
머리상태에 따라서 풀수있을지를 결정하겠다는것이다.
그래서 내일 오후 3시에 한국미장원과 약속을 해놓았다.
파마머리를 풀수만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풀어야겠다.
윽...나도 내모습을 거울로 보기조차 끔찍하니까....하루라도 빨리 풀어야지..
난 앞으로 다시는 파마따윈 절대로 하지않을것이라고 결심했다.
아무리 한국에선 아줌마들은 모두 파마머리를 해야한다고 해도...난 절대로,,,,,
근데 이상한것은...정애는 어떻게 파마한 머리가 어울리고 예쁜것일까?
뱁새(언니)가 황새(정애)따라 흉내내다가 난 흉악한 내 모습에 놀라기만하고..돈만 쓸데없이 쓰게된것이다.
저녁을 먹던 작끄가 한마디--"다신 파마같은것 절대 하지말아라...너무나 흉하다.."라고.
목욕탕에 들어가서 다시 거울을 보았는데...혹시나 나 역시다...세상에--머리가 꼭 지푸러기처럼 부시시하고 산만. 하다못해 웨이브는 커녕 꼬불꼬불거리는것도 없고 완전 말라비뚤어진 지푸라기처럼..병든 할머니 머리꼴이다.
내 머리는 숱도 없지만 원낙 가늘어서 파마조차 할수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어제 파마를 했다면 머리가 용수철처럼 꼬불거려야하는것이 당연한것인데 이건 완전 말라빠진 지푸라기처럼 푸시시..
헉---내가 내모습에 놀란다.
내일 한국미장원에서 파마머리를 꼭 풀어야할텐데....
머리가 상한다고 더 기다렸다가 풀어야한다면 어쩌지???
이 모습으로 다음주에 직장에 나갈수도없을텐데.....
10살은 더 먹어보이는 늙은 60대 할머니 꼴이 되었으니...
걱정이다...
빨리 내일이 되어서, 파마머리를 당장 풀고싶은 마음뿐....
다시는 파마따윈 죽을때까지 하지않을것이다. 작끄말처럼 파마따윈 하지말것이다..라고 계속 중얼거리고있음.
머리떔에 이렇게 인물이 확--흉칙하게 변한다는것에도 놀랬다.
사진을 찍어서 정애한테 보내고 싶지만..흉한 모습을 사진에까지 남기고싶지않아서 포기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