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막내 여동생이 입원한 일산 국립암센터에
갔다. 전날까지 식사도 제대로 못하며 괴로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간 것이었다.
그 병원문을 들어설 때면 늘 느끼는거지만 내가 건강한 것도
한순간의 꿈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로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은 가슴을 찡하게 하며 다가오곤 하였다.
게다가 늘 남의 이야기로만 듣던 암이라는 병으로 갑자기
수술까지 하게 된 동생이 있고보니 더욱 이런 마음이 들어
들어설 때마다 기도하는 심정이 되곤 하였다.
다행히 동생은 아주 경미한 증상이라 회복이 빨리 되고 있었는데...
그날은 마침 1층 로비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기나긴 병에 지친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로하려는 병원측의
배려가 느껴져서인지 로비를 가득 메우는 음악의 선율은
정말 금방이라도 모두 다 병을 훌훌 털고 일어설 것만 같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환자, 보호자, 병원 직원들까지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혼신을 다하는 연주자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전해져
모두 다 흠씬 음악에 취해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금방 죽을 듯 괴로웠다는 동생도 눈물까지
흘리며 음악에 심취해 다 나은 것처럼 몸이 가뿐해졌다는
말을 하였다.
모든 연주가 끝나자 로비에 있는 사람들은 환호를 하며
"앙코르!"를 연발하자 다시 한 번 멋진 연주를 들려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물론 거기 모인 많은 사람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을 하였다.
각자 병실로 올라오면서 역시 음악이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사람의 병은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졌을 때 찾아오는데 더군다나 암이란 병은 스트레스가
최대의 적이라는 소리를 들은터라 작지만 이렇게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배려가 훌륭한 의사가 베푸는
인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시 병실로 올라온 동생은 다행히 식사를 하게 되어
거듭 그날의 연주회가 우리네 삶의 오아시스가 아닐까
여겨졌다.